공정거래위원회가 크래프톤(259960)·카카오게임즈(293490) 등 국내 대표 게임 업체에 대한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게임 업계에 만연한 불공정 용역 하도급 행위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한기정(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그간 영화·게임 등 콘텐츠 분야에서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이뤄지고 있는 용역 하도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혀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신산업하도급조사팀은 이날부터 서울 강남구 소재 크래프톤 본사와 경기 성남시 소재 카카오게임즈 본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가 지난달 기업거래결합심사국에 신산업하도급조사팀을 신설한 뒤 구체적인 기업 조사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산업하도급조사팀은 로봇·센서, 소프트웨어 등 하도급조사과가 맡지 않는 신산업 분야의 하도급 거래 관련 불공정 행위 감시 업무를 전담한다. 이번 현장 조사의 중점 점검 분야 역시 용역 하도급 계약이다. 게임사는 다른 협력사와 계약을 맺고 필요한 용역을 제공받는 경우가 많은 대표적인 신산업 분야다.
특히 콘텐츠·소프트웨어 분야는 하도급에 대한 인식이 낮아 용역 계약을 체결하며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계속 하자·보수를 요구하거나 부당하게 대금 감액을 요청하는 등 불공정 행위가 만연한 상황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 왔다. 한 위원장은 “한류를 이끌고 있는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 산업이 최근 우리 경제의 핵심적인 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콘텐츠 분야의 불공정 행위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특히 외주 제작 과정에서 구두계약, 부당한 특약 설정, 하도급 대금 지연 지급 등을 중점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공정위가 4월 정책 부서와 조사 부서를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뒤 업계의 불공정 행위 조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직 개편 이후 조사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최근 공정위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비롯해 시중은행·보험사·증권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잇달아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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