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지난 29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이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금융투자협회장, 국내 5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이 거래소에 모여 이를 자축하기로 했다.
30일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29일 기준으로 100조 311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ETF 순자산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선 건 한국 시장에 ETF가 처음 상장한 2002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삼성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현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002년 10월 14일 국내 최초 ETF인 ‘KODEX 200’과 ‘KOSEF 200’을 상장한 바 있다.
ETF 순자산 규모는 2021년 말 처음으로 70조 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11월 24일에는 80조 원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 말 78조 5116억 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다시 21조 5195억 원 급증했다.
ETF 시장이 이렇게 급격히 커지는 건 주식형 상품이 여전히 견조한 인기를 끄는 가운데 올 들어 채권형 펀드까지 선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기존 공모 펀드 수요까지 옮겨가면서 ETF가 사실상 국내 금융투자 상품 대표 주자로 완전히 자리잡은 분위기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연금 계좌를 활용한 투자 수요도 ETF 시장의 방파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처음 100조 원을 넘어서자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한국거래소에 한 데 모여 이를 축하하기로 했다. 5대 자산운용사 가운데 KB자산운용에서는 이현승 대표를 대신해 담당 임원이 참석하기로 했다. 이들은 ‘ETF 100조 원’이라는 문구를 거래소 전광판에 띄우고 이를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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