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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감소율 6% '연중 최저'…하반기 플러스 기대감 커졌다

◆6월 무역수지 16개월만에 흑자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 결정적

자동차·선박 등 7개 품목 수출 견인

對中수출도 두달연속 100억弗↑

하반기 반도체 시장 회복이 관건

"증가율 두자릿수 돼야 진정한 회복"





우리나라가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무역수지 적자를 예상보다 빨리 탈출한 것은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기존에는 9월에나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이 급감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수출과 국내 경기가 살아나려면 결국 반도체 수요가 회복돼야 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수출이 나쁘지 않았지만 수입 감소가 16개월 만의 무역적자 탈출에 대한 가장 결정적 원인이었음이 잘 드러난다.

지난달 수입액은 531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7% 감소했다. 수출액 감소 폭(6.0%)의 두 배 수준이다. 여기에는 최근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게 컸다. 두바이유만 해도 지난해 6월 배럴당 113.27달러였지만 지난달은 74.99달러까지 빠졌다. 1년 새 33.8% 떨어진 셈이다. 그러다 보니 3대 에너지인 원유(-28.6%), 가스(-0.3%), 석탄(-45.5%) 수입이 모두 줄어들었다.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3%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19.5%), 철강(-10.2%) 등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의 수입액도 7.1% 감소했다.

수출도 괜찮았다. 반도체 경기회복은 ‘아직’이지만 주요 품목의 수출은 호조 분위기가 완연했다. 자동차(58.3%), 일반 기계(8.1%), 선박(98.6%), 2차전지(16.3%) 등 7개 품목 수출이 주도했다. 특히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로 역대 상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자동차가 돋보였다.



전문가들은 국제 에너지 가격 약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져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석유·석탄·가스 도입 비용이 전체 수입액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는 이번 무역수지 흑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수입 감소로 인한 ‘축소형 흑자’인 만큼 정부가 하반기 ‘수출 플러스’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현재 수출 규모를 유지만 하더라도 올 하반기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며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는 나와야 진정한 회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수출 경기를 좌우하는 반도체 시장의 상황이 생각보다 빡빡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했다. 지난해 6월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역(逆)기저효과가 작용했다지만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D램 고정 가격은 지난해 6월 3.35달러에서 지난달 1.36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삼성전자(005930) 등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셈이다.

중국에서 회복 신호가 나타난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대중 수출은 5월부터 2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겼고 수출 감소율도 5월 -21.1%에서 지난달 -19.0%로 개선됐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는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국국제경제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 교수는 “중국 시장이 살아나야 반도체 경기도 좋아질텐데 예전처럼 대중 수출이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와 중국 간 관계 문제도 있고 중국 경제도 기대만큼 풀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봤다.

하반기에 수출 플러스를 달성하더라도 진정한 경기회복의 시그널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전 부처의 수출 총력 지원 태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수출 현장 애로 해소와 함께 수출 유망 품목에 대한 마케팅 지원 강화,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 수출 기업 10만 개 달성을 위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기업화 등도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그간 자주 언급됐던 처방의 반복에 가깝다는 점에서 뾰족한 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경제가 대외 변수에 크게 영향 받는 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긴축 기조 속 미국·유럽의 경제 회복 속도, 아직은 지지부진한 중국의 회복세 등에 따라 하반기 경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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