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한한 티에리 브르통(사진) 유럽연합(EU) 내수시장 집행위원이 배터리 광물 등의 유럽 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규정을 담은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는 정반대로, 한국 기업 등 외국 기업에 차별적인 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방한 기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잇달아 면담한 뒤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브르통 집행위원은 안 본부장과 CRMA,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 EU 경제 법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장관과는 ‘한·EU 반도체 연구자 포럼’을 만들어 반도체 분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CRMA는 한국과 유럽이 같이 협력하자는 취지로, 한국 기업들을 환영하는 내용”이라면서 “차별적인 요소와는 완전히 반대이며 오히려 핵심 원자재 분야에서 한국과 EU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제안이 양국 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패스트트랙 허가, 사업 모델에 대한 재정 지원 등 협력할 부분이 많다”며 “청정 기술 관련 한국 기업들에 우리가 시장을 더 열려고 한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중국과 관련한 경제안보 전략에 대해서는 “EU의 대중 전략은 ‘디커플링(중국 배제)’이 아니라 일부 지나치게 의존하는 분야에 대한 ‘디리스킹(위험 경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월부터 한국 기업은 유럽에 철강 등 제품을 수출할 때 탄소 배출량을 의무 보고해야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적용된다. 그는 이로 인한 기업의 영업비밀이나 보안 정보가 유출될 우려에 대해 ‘전문적인 비밀 유지 의무’가 있다며 일축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기업 비밀로 분류되거나 기밀 조건으로 제공되는 모든 정보에는 전문적인 비밀 유지 의무가 뒤따른다”며 “이런 정보는 개인이나 기관의 사전 허가 없이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