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교환사채(EB)를 해외에서 발행하는 방식으로 총 2조59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2조 원 이상 규모로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회사가 당장 지분 희석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EB 발행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LG화학은 해외에서 달러로 EB를 발행해 20억 달러(2조59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투자설명이 이뤄지면서 주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여부를 검토중이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에 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채는 2-1회, 2-2회 등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조2900억 원 규모로 발행된다. EB는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식으로 내년 8월 28일부터 2028년 7월까지 교환이 가능하도록 구조화됐다. 교환가액은 68만7500원으로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종가인 55만 원 대비 25% 할증됐다.
해당 금액 기준으로 전액 교환할 경우 교환대상 주식은 약 369만 5000주가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발행 주식 총수의 약 1.6%에 해당한다. 이번 거래는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 HSBC 등 3개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주관을 맡았다.
LG화학은 납입일 3년여 후부터 되사올 수 있도록 한 콜옵션(Call Option)을 이번 EB 발행 조건에 포함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미리 정한 기준가 대비 훨씬 높아지면 LG화학 측이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사올 전망이다.사채권자에게도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Put Option)을 보장해줬다.
이번 거래를 주관한 IB 관계자는 "LG화학이 핵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당장 매각하지 않고 거액을 조달할 수 있는 교환사채 발행을 최우선순위에 뒀다"고 말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전 세계적인 고금리 환경 속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아 우수한 조건의 외화 교환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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