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거래일 동안 하락세를 거듭하던 코스피가 엿새 만에 반등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005930)가 3일 만에 7만 원대를 회복하는 등 반도체주가 약진한 가운데 중국 부동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러일으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41.79포인트(1.66%) 오른 2652.4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8.14포인트(0.72%) 오른 2538.84에 출발한 뒤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18.38포인트(2.14%) 오른 878.73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55억 원, 1639억 원 사들이면서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됐다. 반면 개인은 4460억 원어치를 팔면서 적극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87억 원, 732억 원 사들였으며 개인은 401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삼성전자는 2.88% 오른 7만 15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해 ‘7만 전자’로 복귀했다. SK하이닉스(000660)(2.8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12%), 현대차(005380)(0.73%), 기아(000270)(1.14%), 네이버(2.17%) 등도 강세 마감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제자리걸음에 그쳤고 포스코홀딩스(-0.63%), 포스코퓨처엠(003670)(-2.94%), 셀트리온(068270)(-1.15%)은 상승장의 온기를 누리지 못했다.
우선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점이 반도체 업종에 호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매출은 4808억 대만달러(약 19조 881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준이지만, 시장의 전망치인 4762억 대만달러를 상회했다. 시장은 TSMC의 실적이 우려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TSMC의 예상 밖 호실적이 반도체주를 끌어올리는 동안 중국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부양책은 국내 증시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전날 시중은행들에게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한편 일부 대출에 대한 상환기간을 1년 연장하는 등의 조처를 내놨다. 당장의 파급력을 작을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건설 중인 주택을 소비자에게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인 만큼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김정윤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TSMC의 실적으로 반도체 업황 저점 통과 기대감이 형성됐고 중국 금융당국이 부동산 지원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긍정적인 소식들에 힘입어 최근 약화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80전 내린 1293원 70전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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