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산업(006040)이 15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4배가 넘는 자금을 받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급의 동원산업은 이날 3년물(1100억 원)에 4200억 원, 5년물(400억 원)에 2250억 원 등 총 64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앞서 동원산업은 희망 금리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는 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그 결과 3년물은 -4bp, 5년물은 -6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우며 모두 민평금리보다 낮게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시장이 평가하는 동원산업 회사채 가격보다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동원산업 회사채 3년물 민평금리(신평 4사 기준)는 전 거래일 기준 4.555%로 최종 발행 금리는 4.5%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016360)이 대표 발행 주관을 맡았고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003530), 키움증권(039490), 현대차증권(001500), DB금융투자(016610) 등 5개사는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동원산업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오는 1500억 원 규모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동원산업은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최대 3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동원산업의 수요예측 흥행은 지난해 말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으로 매출 외형이 확대됐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산업은 합병을 통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로 전환됐다. 동원F&B(049770), 동원시스템즈(014820)가 그룹 핵심 회사다. 지난해 말 매출 9조 263억 원, 순이익 2965억 원을 기록했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의 상승폭이 완화된 점, 영위사업 내 높은 시장지위 등을 바탕으로 주요 제품군들의 판가인상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 흡수합병 이후 계열 전반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동원산업은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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