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7조 원이 급증하면서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4월 이후 부동산 투자가 되살아나면서 한동안 감소해왔던 은행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고금리 국면에서도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이 나타나면서 금융불균형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 8953억 원 증가한 1062조 2534억 원을 기록했다. 4월(2조 2964억 원)과 5월(4조 1557억 원)에 이은 3개월 연속 증가세로 증가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6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9월(6조 4000억 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다. 4월 이후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하면서 잔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은행 가계대출이 큰 폭 늘어난 것은 주담대가 7조 원 급증한 영향이다. 2020년 2월(7조 8000억 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집을 사려는 대출 수요가 늘었고 전세자금대출(1000억 원)도 소폭이지만 증가 전환했다.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 1000억 원 감소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부진했던 주택 거래가 연초부터 늘어났는데 2~3개월 시차를 두고 자금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며 “은행 주담대 증가 규모가 크게 보이는 것은 맞찌만 전체적인 증가 흐름이 매우 빠르다는 정도까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1210조 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5조 5000억 원 증가했다. 5월(7조 8000억 원)보단 증가 폭이 축소됐으나 6월만 놓고 보면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대기업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데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회사채는 6월 기준 1조 2000억 원 순상환됐다.
은행 수신은 38조 4000억 원이 급증하면서 5월(8조 2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은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인 37조 1000억 원이 증가했다. 법인 여유 자금이 주로 예치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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