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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식은 글로벌 미술시장…MZ·중국인 지갑은 열렸다

크리스티 상반기 판매 줄었지만

경매 응찰 80%가 온라인 구매

신규 가입자 40%가 20~40대

중화권 판매도 늘어 성장 기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외 미술 시장이 위축됐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온라인 미술품 거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동시대 작가들의 팬덤을 형성하고, SNS를 통해 작품을 직접 구매하거나 경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술 시장의 주요 소비자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팬데믹으로 꽁꽁 닫혔던 중국 시장이 열리면서 중국 미술품 구매자의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티 글로벌은 지난 12일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상반기에 총 32억 달러(한화 약 4조2000억 원)의 미술품이 경매로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티 측은 “굉장했던 2021~2022년에 이어 2023년 상반기 크리스티는 또 다른 도전적인 거시 경제에 적응해야 했다”면서도 “새로운 지형도에서 지속적인 신규 고객의 유입과 전세계적 온라인 참여로 크리스티의 실적은 견제하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크리스티 판매 총액은 32억 달러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을 넘어서는 수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23% 줄었다. 눈여겨볼 점은 온라인 구매의 증가다. 크리스티에 따르면 전체 경매 응찰 중 80%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온라인 응찰 비중이 45%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온라인 응찰이 늘어난 것은 젊은 세대의 신규 유입 덕분이다. 상반기 구매 고객 중 31%는 신규 가입자로 이 중 38%는 25~40세 연령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고객들의 주요 구매 경로였던 ‘프라이빗 세일’은 4억8400만 달러(한화 약 6480억 원)로 오히려 19% 줄었다. 시장 참여자의 연령대가 바뀌면서 250만 달러 이상(322억 원 이상)의 걸작(마스터피스)은 거래가 줄었으나 중간 금액 대인 50만 달러~500만 달러 작품의 거래는 늘어나는 등 판매 작품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여기에 중국인 구매자의 거래 비중 증가도 눈에 띈다. 신규 구매자 중 중국 구매자는 팬데믹 이전의 상반기 대비 43% 늘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미술시장에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낙찰률은 지난 5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화랑이나 경매사들은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의 유입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대에서 40대 연령층의 구매자들은 수억 원을 호가하는 대작 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1000만 원 안팎의 중저가 작품을 구매하며 시장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김지희 작가 등 독특한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들은 팬덤을 형성하며 SNS에 작품을 알리는 등 마케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침체기 미술 시장은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활동이 다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들은 최근 대만 등에서 전시회를 열고 큰 인기를 끌며 작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한 주요 경매사 관계자는 “MZ세대들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미술품을 구매하고 있다”며 “온라인 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중저가 작품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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