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은 지각에 규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지만 생각보다 역사가 짧다. 광석(보크사이트)에 포함된 산소를 분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인데 1886년 전기분해를 이용해 알루미늄을 제련하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우리 삶 속에 들어오게 됐다.
지금도 사용되는 ‘홀-에루(Hall-Heroult) 제련법’은 해당 공법을 개발했던 두 사람의 이름을 따왔다. 홀은 알코아의 전신인 ‘피츠버그리덕션컴퍼니’의 설립자다. 알코아는 이러한 역사를 바탕으로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는 다양한 국가에서 알루미나와 알루미늄을 생산 중이다.
알코아는 경기 민감주다. 비철금속은 산업 전반에 사용되기 때문에 전방산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알루미늄은 수송·전기전자·건설 등에 많이 사용된다.
알코아 주가도 알루미늄 가격과 글로벌 경기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알코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124억 달러(약 15조 7100억 원), 영업이익은 27.3% 감소한 6억 9000만 달러(약 8742억 3000만 원)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가격과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익은 줄었다.
알코아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다. 알루미늄은 철과 구리보다 3분의 1 이상 가볍고 합금으로 이용하면 강도가 높아진다. 경량화가 필요한 항공우주·전기차 등에 널리 사용된다. 미래 산업과 탄소 중립 시대의 필수 금속인 셈이다.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한 알루미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알코아를 더 주목하게 한다. 알루미늄은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돼 전기료가 원가의 20~40%를 차지한다. 알코아는 75% 이상의 재생에너지로 알루미늄 제련을 하고 있다. 제련 시 증기를 재압축하는 방법 등을 통해 알루미늄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알코아는 알루미늄 밸류체인 전체에서 수직 계열화를 이룬 업체다. 보크사이트를 기니·호주 등에서 캐고, 알루미나 정련은 호주·브라질·스페인·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다. 알루미늄 제련은 미국·스페인·노르웨이·캐나다·호주에서 한다. 다극화된 세계에서 알루미늄 조달이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광물 민족자원주의가 대두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알루미늄의 원광인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했다. 알코아는 이전부터 보크사이트·알루미나·알루미늄에서 완제품으로 이뤄진 모든 사이클을 영위하고 있어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제품에 대해 200%의 고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과 미국 우방국에서 알루미늄을 생산하던 알코아의 상대적인 수혜도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하며 알루미늄 가격이 하락해 주가와 실적 모두 양호하지는 않았지만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친환경 수요에 대비된 미국 업체 알코아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