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에 대해 증권가에서 ‘이제는 매수할 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개월간 최고경영자(CEO) 공백에 연이은 검찰 수사로 악재가 잇따르며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가 쏟아졌지만 CEO 리스크가 다음 달 중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T 주가는 전날과 같은 2만 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3만 3800원에 거래를 시작한 KT 주가는 지난달 29일 2만 9800원을 기록하는 등 연초 대비 13% 넘게 하락했다. 앞서 CEO 후보였던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이 정부와 여당의 ‘이권 카르텔’ 비판 속에 자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5개월 넘게 비상 경영 체제로 운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연일 KT가 검찰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점도 악재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가는 앞다퉈 KT 목표주가를 내렸다. 올해 3~5월 NH투자증권(5만 원→3만 8000원)을 비롯해 대신증권(5만 2000원→4만 4000원), 현대차증권(5만 2000원→4만 3000원) 등이 눈높이를 낮췄다.
하지만 이달 들어 증권가의 KT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CEO 리스크가 다음 달 중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 덕이다. KT는 다음 달 첫째 주 CEO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한 후 같은 달 말 주총을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재 KT가 구체적인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전직 ‘KT맨’인 김기열 전 KTF 부사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가 대표이사 최종 선임까지 제한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며 “연초 대비 관련 스케줄이 구체화됐고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올 2분기 KT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48% 증가한 5119억 원으로 예상된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임에도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이익률이 높은 기업간거래(B2B) 사업부의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6월 매수를 미루라고 조언했던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도 “예상과 달리 KT의 2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단기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졌다”며 “7월 매도, 8월 매수였던 기존 전략을 수정해 7월에는 매수를, 9월에는 매도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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