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인구 대비 의사수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적다는 통계치가 또 다시 발표됐다. 의사수는 적지만 1인당 병원 외래진료 횟수와 병상수는 OECD 내에서 가장 많았다. 기대수명은 늘어났지만 자살사망률은 여전히 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보건복지부는 OECD가 이달 초 발표한 '보건통계 2023'의 주요 7개 분야, 26개 지표를 분석해 25일 공표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우선 2021년 기준 우리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5.7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회원국 평균(5.9회)의 2.6배다.
한국의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18.5일로, 일본(27.5일) 다음으로 길고, 평균(8.1배)의 2배 이상이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이용량은 최근 10년간 증가하는 추세인데, 2021년 인구 1000명당 MRI 이용량(80.1건)은 OECD 평균(83.7회)보다 적고, CT 이용량(281.5건)은 평균(161회)을 훌쩍 넘어 회원국 최다였다.
보건의료 서비스와 재화에 소비된 국민 전체의 1년간 지출 총액을 의미하는 경상의료비는 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9.3%로 OECD 평균(9.7%)에 비해 낮았다. 다만 1인당 경상의료비의 지난 10년간 증가율(연평균 8%)은 OECD 평균(4.4%)보다 높았다.
의료 인프라 중 병상수는 2021년 기준 1000 명당 12.8개로 OECD에서 가장 많았다. OECD 평균은 4.3개다. 급성기 치료 병상은 1000명당 7.3개로, 평균(3.5개)의 2배 이상이다.
보건의료 이용이 많고, 병상 자원이 풍부한 것에 비해 의료인력 수는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2021년 우리나라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전체 회원국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다. OECD 평균은 3.7명이고, 오스트리아(5.4명), 노르웨이(5.2명), 독일(4.5명) 등이 의사 수가 많았다.
간호사·간호조무사를 합친 간호인력은 인구 1000명당 8.8명으로, OECD 평균(9.8명)보다 적었다. 간호사만 놓고 보면 4.6명으로, 평균(8.4명)과의 격차가 더 크다. 다만 인구 10만 명당 간호대 졸업자 수는 43.0명으로, OECD 평균(32.1명)보다 많았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OECD 국가 평균보다 3.3년 길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기준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3.6년으로, 최근 10년 사이 3년이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OECD 평균 기대수명은 79.6년(2011년)에서 80.3년으로 늘어나는 데 그쳐 우리나라와 평균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회원국 중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일본으로, 84.5년이며, 스위스(83.9년)도 우리나라보다 길었다.
예방과 치료를 통해 막을 수 있었던 사망률인 '회피가능사망률'은 최신 통계인 2020년 인구 10만 명당 142명으로 OECD 평균(239.1명)보다 적었다. 우리나라의 회피가능사망률은 2010년 228명에서 꾸준히 감소 추세다.
한국의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4.1명(2020년 기준)으로, 여전히 OECD에서 가장 높았다. 2010년 35명에서 줄고 있기는 하지만 OECD 평균(11.0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이상이다.
15세 이상 인구에서의 흡연율은 15.4%, 1인당 주류 소비량은 연 7.7ℓ로 OECD 평균(15.9%·8.6ℓ)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흡연율과 주류 소비량은 지난 10년간 감소 추세다.
15세 이상 인구 중 과체중과 비만 비율은 36.7%로 회원국 중 일본(27.2%) 다음으로 낮지만, 2011년 30.7%와 비교하면 상승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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