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정책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포인트로 확대된 가운데 한국은행은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기로 한 만큼 긴축 기조가 종료됐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의미다.
27일 한은은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시장에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로 미국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3.4원 내린 1271.1원으로 출발했다.
다만 연준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긴축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이 원하는 효과를 내기에 충분할 만큼 오랫동안 제약적인 영역에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필요시 추가적으로 긴축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2%로 회복하는 과정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총재는 “향후 연준의 금리 결정이 데이터 의존적임을 재차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미국 등 주요국 물가·경기 상황과 이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은 기준금리와의 역전 폭은 2%포인트로 벌어졌다. 다만 한은 금통위가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도 이달 13일 금리를 동결한 만큼 한미 금리 역전 폭 2%포인트까진 견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음 미국 FOMC 일정이 9월인 만큼 8월 24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선 금리를 재차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금통위 당시 이창용 총재는 “연준이 한 번(7월 FOMC) 정도는 올릴 것을 생각하지만 두 번이 될 것이냐가 시장의 큰 관심”이라며 “연준이 8월 회의가 없기 때문에 9월 정도까지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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