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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6년간 교사 100명 극단선택…절반은 초교 선생님

올해만 11명…사립·기간제 미포함

초등교사, 아동학대 소송 등 시달려

민원 탓 우울증·공황장애가 압도적

교원 50만명인데 상담사 26명뿐

지난주말 3만명 집결…2차 추모집회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고인이 된 서이초 교사 분향소가 마련돼 있는 모습. 정유민 기자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 붕괴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올해에만 교사 11명이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분석됐다. 우울감을 호소하는 교사는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정신건강을 돌봐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교사들은 지난 주말에도 서울 도심에서 3만여명이 모여 교권 확립 대안을 요구했다.



30일 교육부가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공립 초·중·고 교원 1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급 별로는 초등학교 교사가 57명으로 절반을 넘어 가장 많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교사는 매년 증가세다. 2018년 14명에서 2021년에는 22명으로 늘었고, 올해도 6월까지 11명의 교사가 세상을 등졌다. 이마저도 공립 교원만 포함한 것으로 사립·기간제 교사까지 포함하면 수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교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원인은 심리적 고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유치원·어린이집 돌봄과 학교 교육에 대한 구분을 못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아동학대 고소에서도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 원인이 밝혀진 교원의 극단적 선택 사유 30건 중 우울증과 공황장애는 16건으로 전체의 53%에 달했다. 세종시 초등학교 교사 이 모(30)씨는 “말도 안되는 학부모 민원으로 극단적 선택까지 고려하다 결국 정신과에 다닌 적이 있다”며 “주변에서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는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가운데 특히 초등학교 비율이 높은 것은 이들을 상대로 한 아동학대 소송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라며 “신고를 당하기만 해도 무조건 격리되기 때문에 교사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고 지적했다.

심리치료가 필요한 교사는 폭증하고 있지만 관련 시스템은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17개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원치유지원센터’ 이용 건수는 2020년 1만9310건에서 지난해는 1학기에만 3만 636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마 전문상담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학기 기준 센터에 소속된 상담사는 26명에 그쳤다. 유치원과 초중등 교원 수가 50만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상담사 1명이 2만여 명의 교사를 담당하는 셈이다. 교사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법률 지원 서비스를 받은 교사도 1582명으로 4.3%에 불과했다. 김희성 서울교사노조 부대변인은 “상담을 요청하는 교사들이 많아지면서 상담사와 연결이 닿지 않고, 질적으로 불만족하는 교사들도 상당수”라며 “교사의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9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른 가운데서도 전국 각지에서 교사 3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은 2만여명 추산)이 서울 종로에서 모여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현장의 교권 침해 실태를 고발했다. 검은 옷 차림을 한 교사들은 4∼5개 차로 500m를 가득 채웠다. 교사들이 교권확립 대책을 촉구하며 주말에 단체로 거리로 나선 건 지난 22일에 이어 2주째다. 이번 집회는 특정 교원노조나 단체가 아닌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집회를 마련했다. 집회에선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102명이 참여한 '교육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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