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알뜰폰(MVNO) 업체들에게 파격적으로 지원했던 가입자 유치용 혜택을 일제히 거둬들였다. 알뜰폰 도매망 시장에서의 경쟁 대신 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폰 판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신규 가입 수요가 어느 정도 겹칠 수밖에 없는 알뜰폰의 혜택이 축소된 만큼 3사의 신제품 마케팅 효과는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3사는 자회사를 포함해 자사 망을 쓰는 알뜰폰 업체들에게 지원했던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프로모션을 전날 종료했다. 이들 도매망을 받아쓰는 알뜰폰 업체들이 월 3만 원대의 LTE 요금제 신규 가입자에게 월 최대 150GB의 추가 데이터를 2년 간 무상 제공토록 하는 프로모션이었다. 데이터 용량 기준으로 2021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모션이며,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데이터플러스’ ‘데이득’ ‘데이터프리덤’ 등의 이름으로 진행됐다.
앞서 3사는 2030세대 중심의 알뜰폰 선호와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추진이 맞물린 알뜰폰 대세화에 주목, 알뜰폰 업체를 고객으로 하는 도매망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도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일석이조’ 전략으로 알뜰폰 지원을 앞다퉈 늘려왔다. 수개월 간 공짜로 쓰는 LTE 요금제인 이른바 ‘0원 요금제’도 이런 지원책의 하나였지만 역시 지난달 들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는 빠르게 성장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회선 수 기준 1400만 명을 넘었지만 0원 요금제가 끊긴 최근 들어 성장세가 완만해졌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3사에서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 순증은 6월 7만 8910명에서 지난달 6만 2201명으로 줄었다. 이번 프로모션 종료로 혜택이 더 줄어든 만큼 성장세 둔화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Z플립5’ ‘갤럭시Z폴드5’를 앞세운 3사의 가입자 유치에는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Z플립 시리즈의 경우 가격과 디자인 측면에서 2030세대를 주로 공략해왔고 SK텔레콤은 자사 전용 사전예약 혜택을 청년 요금제 가입자에 집중한 만큼 이번 신제품은 기존 2030세대 선호도가 커진 알뜰폰과의 수요 분산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3사는 전날 두 신제품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알뜰폰 업계 역시 LTE 대신 이번 신제품 출시에 맞춰 자급제 모델과 유심 요금제 조합을 찾는 5G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SK텔링크(세븐모바일)와 미디어로그(유플러스유모바일)는 최근 관련 요금을 소폭 낮췄고 KT엠모바일은 ‘밀리의서재’ 등 부가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업계는 자체적인 5G 요금제 프로모션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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