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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행인들 들이받고…백화점서 무차별 칼부림

■2주만에 또…분당서 흉기난동

퇴근길 서현역 일대서 14명 부상

배달업 종사하는 21세 남성 체포

검은 옷에 선글라스로 얼굴 가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칼로 공격

'신림 사건' 이어 시민 불안 커져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용의자인 2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하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 신림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난 지 2주 만에 또다시 묻지마 난동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자동차로 행인들을 친 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흉기로 무차별적인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더욱 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9분 분당구 AK플라자백화점 인근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4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피해 상태는 중상이 12명, 경상이 2명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서현역 인근에서 남자가 사람을 찌르고 다닌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오후 6시 5분쯤 용의자 최 모(21)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달업 종사자인 최 씨는 차량을 이용해 백화점 인근을 지나다니는 행인 5명을 먼저 들이받은 뒤 흉기를 들고 백화점 1층과 2층을 돌아다니면서 9명을 찔렀다. 이때 최 씨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흉기를 휘둘렀다. 칼부림 피해자 9명의 성별을 보면 남성이 4명, 여성이 5명이었다. 피해자들의 연령대도 20대 5명, 40대 1명, 50대 1명, 60대 1명, 70대 1명으로 매우 다양했다. 칼부림으로 인한 부상 정도는 8명이 중상, 1명이 경상으로 대부분 등·배·옆구리 등을 크게 다쳤다. 최 씨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119 구급대원들이 사건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사건 당시 혼비백산했던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최 씨는 범행 당시 검은색 후드티 복장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까지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화점 내 의류 매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은 “가게에 있던 손님을 대피시킨 후에도 백화점 내 다른 직원들이 우리 매장으로 도망쳐왔다”며 “이들과 우리 가게 직원, 다른 시민 등 15명가량이 50분 동안 가게 문을 닫고 숨죽인 채 대기하고 있었다”고 했다.

백화점에서 식사를 하던 박 모(55) 씨 역시 “함께 있던 사람들과 부둥켜 안고 현장을 빠져나갔다”면서 “인근 문화센터에서 악기를 배우던 60대 여성들과 직원들도 얼굴이 사색이 된 채로 뛰어 나갔다”고 증언했다.



사건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범행과 관련된 글이 잇따랐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바닥에 피가 흥건하고, 서현역에 와도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라며 범행 지역 인근에 오지 말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4명이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용의자가 이용한 차량. 연합뉴스


소방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피해자들을 구조했다. 칼부림 범행 직전 최 씨가 몰던 차에 치인 5명 중 4명도 모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60대 여성 이 모 씨가 심정지 상태로 확인됐고 20대 여성 김 모 씨는 의식 저하 상태로 파악됐다. 이 씨는 남편과 함께 걸어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 씨의 남편은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차라리 나를 찔러 죽이지 왜 이 사람이 사고를 당했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인 뒤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현재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최 씨가 몰았던 차량은 바퀴가 훼손되고 앞 유리가 깨진 채 현장에 한동안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일단 최 씨의 단독 범행으로 파악하고 최 씨에 대해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했다. 마약 반응은 나오지 않았으나 경찰은 정확한 감정을 위해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원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 조현병 등 정신병력에 대해서도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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