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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출신이 키잡은 KT…경영 정상화 속도낸다

◆KT 새 선장에 김영섭

"변화·혁신 경영문화 이끌 적임자"

디지코·B2B 등 경쟁력 확보 시급

5G 통신시장 점유율 확대도 숙제

주요 계열사 임원인사 단행할 듯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겪어온 KT(030200)의 차기 선장 후보로 김영섭(64) 전 LG CNS 사장이 낙점되며 사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T 안팎에서는 김 대표 후보가 대기업 정보기술(IT)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지낸 데다 ‘재무통’인 만큼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변신 중인 KT의 순항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김 대표 후보에게 주어진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비상경영 체제가 반년가량 이어지며 멈춰 있는 KT의 경영 시계를 ‘2023년’으로 돌리는 것이 첫 과제다. 순혈주의가 강한 KT그룹 내에서 LG유플러스 출신인 김 대표 후보에 대한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4일 KT는 김 전 사장을 최종 대표 후보로 선정한 데 이어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임시 주총은 공시부터 개최까지 3주가 걸려 주총 일자는 25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신임 대표 선정 과정에서 수많은 잡음을 겪은 KT가 새 이사회를 꾸리면서까지 선정한 대표 후보인 만큼 주총에서 김 대표 후보가 낙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주총이 마무리되면 올 2월 구현모 전 대표 사임 이후 6개월간 이어져온 KT의 경영 공백 사태는 일단락된다. KT는 그간 비상경영위원회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의 대표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돼왔다. 비상경영하에서 올해 신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예산 또한 지난해 편성을 준용해 사용하는 부서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사실상 멈춰 있던 것이다.





김 후보의 첫 과제는 멈춰 있던 경영 시계를 돌리는 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통신과 비통신 디지코·기업간거래(B2B) 양 사업 분야의 경쟁력 재확보가 시급하다. 올 1분기 KT 매출은 6조 4436억 원, 영업이익은 48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2.4% 줄었다.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무선 영역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1년 12월 24%였던 전체 이동통신 회선 내 KT 점유율은 올 6월 기준 22%로 하락했다. 이 기간 3위 LG유플러스와의 회선 수 격차는 231만에서 84만으로 줄었다. 이대로는 KT의 ‘이통 2위’ 자리가 위태롭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디지코와 B2B 매출 신장도 지지부진하다. KT의 서비스 매출 중 디지코·B2B 비중은 2019년 상반기 38%에서 지난해 상반기 41%로 늘어났지만 이후 매출 비중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2025년까지 디지코·B2B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사업 전개에 속도를 내야 하는 셈이다.

김 대표의 경영 실력에 대해서는 다들 인정하고 있다. 김 대표 후보는 LG CNS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 데다, LG유플러스에서도 활약한 바 있어 ICT 전반과 통신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또 재무·감사 직무 경험이 많은 구조 조정 전문가로 KT의 사업 체질 개선의 적임자로 꼽힌다. 김 대표 후보는 LG 회장실 감사팀, LG 구조본 재무개선팀,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 등을 거쳤다. 이사회 또한 김 대표 후보를 낙점한 이유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 문화 개선 의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김 대표 후보의 체질 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내부 장악이 우선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대표 후보가 LG 출신이라는 점에 대한 KT 내부 반발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는 공채 순혈주의가 강한 조직”이라며 “김 대표 후보가 외부인일 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LG유플러스 출신이라는 점에 내부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 후보는 우선 50여 개에 달하는 KT 계열사 각각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장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T 계열사 중에서는 올해 들어 대표 임기가 만료됐지만 정식으로 새 대표를 선임하지 못한 곳이 상당하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신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조기 경영 안정화를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 창출 및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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