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일명 ‘노란천막(동대문 짝퉁 시장)’으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 새빛시장에서 200억 원 상당의 명품 브랜드 짝퉁 제품을 판매한 도소매업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노점사업자로 허가받은 이들은 단속을 피해 태블릿PC와 승합차를 이용해 지능적으로 위조 상품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새빛시장에서 지난달 20~21일 집중 단속을 실시해 명품 브랜드 위조 상품 1230점을 압수하고 이를 판매한 A 씨 등 도매소업자 6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압수된 물품은 루이비통·샤넬·구찌·에르메스·롤렉스 등 41개 브랜드, 14개 품목(지갑·가방·벨트·시계 등) 총 1230점으로 정품가액 기준 200억 원 상당이다.
상표경찰은 올 4월 새빛시장 노점에서 도소매업자들이 은밀하게 위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석 달 동안 손님으로 가장해 실제 위조 상품을 확보하는 등 치밀하게 단속을 준비했다. 이후 압수 수색 영장을 발급받아 지난달 20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일제 단속에 나섰다.
새빛시장의 짝퉁 판매업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태블릿PC 등을 이용하는 등 판매 수법을 진화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브랜드 위조 상품을 노점에 진열한 채 영업 행위를 했던 기존 수법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이들은 노점에는 상표가 없는 위조 상품 견본을 진열하고 손님에게는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판매 상품 사진을 보여준 뒤 노란천막 노점상 바로 뒤쪽에 주차한 승합차에 은밀히 보관한 위조 상품을 판매하는 수법을 썼다. 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승합차의 차량 번호판을 검은 천으로 가려 외부 노출을 피해왔다.
현장 단속에 나섰던 한 상표경찰은 “특허청·경찰청·지방자치단체 등의 수사기관이 단속할 때 노점에 진열된 위조 상품만 단속한다는 점을 악용해 다량의 위조 상품을 차량에 별도로 보관한다는 점을 3개월 이상 추적하면서 파악하게 됐다”며 “그 결과 이번에는 위조 상품 실물은 물론 판매자의 인적 사항과 소유 재산 등을 특정한 뒤 동시에 압수영장을 집행해 판매 노점 창고로 활용되는 차량까지 집중 단속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조 상품 판매자들은 겉으로는 영세한 노점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판매가액의 70%에 해당하는 고수익을 현찰로 착복하고 있는 기업형 불법 사업자”라며 “노란천막의 존재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특허청은 수사력을 집중해 위조 상품 유통을 강력하게 단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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