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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해수면 온도 1도 오르면 1~2년 후 국제식량가격 5~7%↑”

기상이면 등으로 식료품 물가 우려 확대

쌀 제외한 곡물 대외 의존도 높아 불안

식료품이 물가 둔화 더디게 만들 수도

예멘 수도 사나에서 한 상인이 곡물을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흑해곡물협정 중단 등 각종 글로벌 요인으로 인해 국내외 식료품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는 속도가 더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강한 엘니뇨, 이상기후 등으로 중장기적으로도 국제 식량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진단이다.

28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발표한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에 따르면 해수면 온도가 1℃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 시차를 두고 국제 식량 가격이 5~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 평균 대비 0.5℃ 이상 높은 상태가 3~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지난 5월부터 예년 대비 0.5℃를 초과한 가운데 하반기엔 1.5℃ 이상 높은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집중호우,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빠르게 상승하는 데다 기상이변, 흑해곡물협정 중단,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 등으로 식료품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로, 영국 등에서도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국내외 식료품 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국별 여건 이외에도 글로벌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 공급 차질, 각국 식량 수출 제한, 이상 기후 등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식료품 물가의 상방 압력을 크게 확대시켰다. 하는이 50개국 데이터를 이용해 글로벌 공통요인과 국별 고유요인을 분해한 결과 전자 영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도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아 국제 식량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크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국제 식량 가격은 11개월 이후 가공식품, 8개월 이후 외식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로 나타난다. 이는 가격 급등기일수록 파급 시차가 단축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은은 향후 국내외 식료품 물가의 오름세 둔화 속도가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비용 측면 압력이 완화되겠으나 식량안보 우려 등으로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공식품 등 식료품과 외식 물가는 하방 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식료품 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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