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하는 1000억 원 규모의 벤처 세컨더리펀드 위탁 운용사 후보군이 9곳에서 5곳으로 압축됐다.
29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벤처 세컨더리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디에스와 신한·엔에이치헤지·우리·쿼드자산운용 등 5곳이 서류 심사 문턱을 넘었다. 다올과 밸류시스템·아이온·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탈락했다.
한국벤처투자는 다음 달 후보 운용사 5곳 가운데 최종적으로 3곳을 추려 각각 10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의 최소 출자 비율이 30%로 설정돼 있어 각 위탁 운용사는 최소 약정액 300억 원 이상의 벤처 세컨더리펀드 결성에 나서야 한다. 일부 운용사는 최소 목표 결성액보다 높은 500억 원 이상의 펀드 결성 계획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성 시한은 12월까지다.
세컨더리펀드는 일반적으로 국내 벤처·스타트업이 ‘기발행한 주식(구주)’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 스타트업의 상장이나 인수합병(M&A) 이전에 세컨더리펀드가 해당 주식을 인수함으로써 기존 벤처펀드 투자자들의 중간 자금 회수를 돕는 순기능도 갖고 있다.
이번 벤처 세컨더리펀드 역시 주목적 투자 분야를 중소·벤처기업 구주로 설정했다. 해당 분야에 약정액의 60%를 투자해야 한다. 개별 기업 구주가 아닌 결성한 지 3년이 지났거나 투자금 소진율이 45%를 넘는 블라인드 벤처펀드의 출자자 지분을 인수하는 것도 주요 투자 목적에 포함됐다.
앞서 한국벤처투자는 지금까지 벤처캐피털(VC)이 독식하던 세컨더리펀드 위탁 운용의 문호를 자산운용사들에도 개방했다. 한국벤처투자가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세컨더리펀드 출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금력을 갖춘 자산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세컨더리 투자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벤처 세컨더리펀드에 대해 기관투자가들뿐 아니라 일반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도 높은 만큼 자금 확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 경험이 풍부해 세컨더리펀드 운용에 VC들보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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