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풍력 1위 업체인 오스테드가 부품 공급난 여파로 미국 해상풍력 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고 있는 탓에 수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해상풍력 관련주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SK오션플랜트(100090)는 전날보다 5.47% 급락한 2만 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씨에스윈드(112610) 역시 4.08% 하락 마감했으며 코스닥에 상장된 씨에스베어링(297090)과 태웅(044490) 역시 각각 5.3%, 2.3%씩 하락했다. 태웅은 장 초반 10% 가까이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해상풍력 관련주가 주저앉은 배경으로는 오스테드가 미국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언급했다는 점이 꼽힌다. 덴마크 국적의 글로벌 해상풍력 1위 업체인 오스테드는 전날 밤 기자재 등의 수급난 영향에 미국 내 건설 중인 해상풍력 단지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스테드는 대규모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프로젝트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유럽 증시에서 오스테드의 주가는 하루 만에 25%에 가까운 급락세를 나타냈다.
오스테드발 불확실성으로 추후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증권 업계는 국내 업체들이 오히려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스테드가 사업을 전면 철회하지 않는 한 오스테드 문제의 원인이 기자재 공급 부족인 만큼 추후 국내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 해저케이블에 대한 공급 부족 가능성이 송배전주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일진전기(103590)는 코스피 약세 속에서도 6.39% 급등했으며 LS전선아시아(229640)(5.82%), 가온전선(000500)(4.42%) 등 전선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풍력 부품·기자재 중에서도 하부 구조물의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해상풍력 관련주들의 벤치마크 격인 오스테드의 주가가 흔들리면 당분간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국내 기자재 공급 업체들에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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