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월 고용 시장이 완만한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마침내 긴축을 종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월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힘들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금리 동결과 인공지능(AI) 열풍이 겹치며 중국 부동산 위기와 유럽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글로벌 자금은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블랙록과 핌코 등 채권 투자가들이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확신하며 2년 만기 단기 미국채를 매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 동결로 국채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블룸버그는 “시장의 초점이 금리 인하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커질 핌코 포트폴리오매니저는 “금리 인상 사이클은 끝났고 이제 첫 번째 금리 인하를 주시할 때”라고 말했다. 금리 동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하 시점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이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일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내다보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94%로 한 달 전의 82%에서 12%포인트 높아졌다. 11월과 12월 동결을 점치는 비율도 각각 64.6%, 61.9%에 달한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경제학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현시점에서 더 긴축할 이유가 없다”며 “장기간 동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낙관적인 시장 전망에 연준은 매파 발언으로 경고를 주고 있다. 1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의 8월 고용지표에 대해 “고용 시장이 여전히 강세로 향후 경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7월의 증가 폭보다 3만 개 많은 18만 7000개 늘어나고 실업률은 3.8%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의 발언은 고용 시장이 좋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준의 경고에도 미국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1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515.77로 마감하며 1주일간 2.03% 올랐다. 6월 이후 주간 최대 상승률이다. 존 스톨츠퍼스 오펜하이머자산운용 최고투자전략가는 연말 S&P500지수가 4900을 바라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미국 증시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발 중국 부동산 위기와 유럽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치자 미국 시장의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유로스톡스600 전체 시가총액 증가량이 AI 대표주인 엔비디아 한 회사보다도 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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