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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엘리트에 '천재비자'…인재 블랙홀 된 싱가포르

[리부팅 코리아-이민이 핵심KEY]

<4>앞서가는 일본·싱가포르

☞천재비자 : 장기 취업비자

비자 평가에 소득·학력까지 포함

상속·증여세 안내 부유층도 몰려





싱가포르가 올해 신설한 장기 취업비자(EP)인 ‘해외 네트워크 전문지식(원패스)’의 후속 조치로 이달부터 취업비자에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세계적인 엘리트와 부유층을 이민자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를 ‘천재 비자’로 부른다. 싱가포르는 우수 인재 유치를 통해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의 입지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원패스는 월 소득 최소 3만 싱가포르달러(약 2900만 원)인 외국인에게 5년짜리 취업비자를 주고 부양 가족도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득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과학이나 예체능 분야 엘리트는 원패스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달 도입하는 취업비자 평가 시스템에는 신청인의 급여는 물론 학력까지 포함시켰다. 학력의 경우 서울대와 고려대·연세대 등 한국 대학 순위까지 모두 점수화했다. 탄시렝 싱가포르 노동부 장관은 “우리는 최고의 인재가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우수 인재가 일하고 살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바로 싱가포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 원패스를 받은 외국인이 높은 소득을 올리면 영주권을 받는 것은 물론 시민권 도전도 가능하다. 특히 한 푼도 내지 않는 상속·증여세는 해외 부유층의 발길을 싱가포르로 이끄는 또 다른 요인이다. 정호재 고려대 아세안센터 연구원은 “장기 체류권은 부유층이 부를 대물림할 수 있는 티켓”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세계 부호들이 싱가포르에 머물기를 원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싱가포르가 2030년에는 호주와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국인의 반발이 커지는 것은 부담이다. 이에 싱가포르도 내국인에 대한 차별방지법을 만드는 등 사회 통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민정책의 시동을 건 한국 역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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