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 및 미분양 증가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대형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연체율만 1년 전보다 2배 이상 뛰었다.
10일 저축은행 자산 기준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2분기 경영 공시를 취합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5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5.08%로 집계됐다. 올해 3월 말(4.07%)보다 1.01%포인트가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 연체율(2.02%)과 비교하면 3.06%포인트나 치솟으며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6월 말 5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액은 총 566억 원이었으나 1년 만에 1481억 원으로 160%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5개사의 부동산 PF 대출액이 2조 8042억 원에서 2조 9137억 원으로 소폭(3.9%)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부동산 PF 대출 중 부실이 발생한 고정 이하 여신 규모도 지난해 2분기 말 636억 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1737억 원으로 173.1%나 늘었다.
개별 회사로 보면 증가세가 더욱 뚜렷하다.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약 1조 원으로 가장 큰 OK저축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8.35%로 1년 만에 4.70%포인트나 치솟았다. 페퍼저축은행은 1년 전인 지난해 6월만 해도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0%였으나 올해 6월 말에는 4.35%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부실채권으로 진입하기 전 단계인 ‘요주의 여신’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5개 저축은행의 총 부동산 PF 요주의 여신액은 1조 5048억 원으로 총 부동산 PF 대출의 51.7%를 차지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전년 동기(25.3%) 대비 약 2배나 불었다. 문제 없이 ‘정상’으로 분류된 부동산 PF 대출이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이에 저축은행은 상반기에 ‘PF 대주단 협약’ 등을 가동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지만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부실 확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7월 말 기준 저축은행으로 구성된 PF 대주단이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유예 등 협약을 맺은 사업장은 총 58개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발간한 ‘저축은행업 피어(peer) 리포트’에서 “대주단 협약이 적용되는 사업장은 정상화 가능성이 큰 사업장에 한정된다”면서 “다수 사업장은 협약을 적용받기 쉽지 않고 부동산 분양 시장이 침체한 점을 고려하면 협약 효과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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