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처음으로 반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2005년 미국 진출 이후 18년 만이다. 파리바게뜨는 그간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선제적 투자 차원에서 뉴욕 맨해튼 등 핵심 상권 위주로 출점해왔다. 파리바게뜨는 이달 북미 지역에 9개 매장을 추가하는 등 150호점 고지도 넘어설 예정이어서 연간 흑자 달성도 유력해지고 있다.
13일 SPC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미국 법인은 올해 상반기 처음 흑자를 기록하며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SPC 관계자는 “미국 20개 주에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가맹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영업이익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의 이번 성과는 2005년 미국 첫 직영점 개점 이후 18년 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SPC의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은 2002년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후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인근에 직영점을 열며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파리바게뜨는 초기 시장 안착에 중점을 두고 직영점을 중심으로 미국 맨해튼 등 핵심 상권에 출점해왔다.
이 때문에 파리바게뜨의 미국 법인은 2018년 174억 원, 2019년 135억 원, 2020년 578억 원, 2021년 2억 원, 지난해 9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PC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현지의 거리두기 분위기와 사업 부문 조정 등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며 “진출 초기 10년 정도까지는 사업이 자리를 잡기 위해 직영점 개점에 주력했다가 10년 전부터 가맹점 비율이 80%대에 오르며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진출 11년 만인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가맹 1호점을 열었다. 이날 기준으로는 미국 동부 74곳·서부 66곳·캐나다 1곳 등 총 141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달에는 9개 매장을 추가로 열며 총 150개 매장을 갖추게 된다. 22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첫 점포를 열고 30일까지 뉴욕, 캘리포니아,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등 6개 지역에 가맹점을 잇달아 연다. 또 14일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시에 사우스파크 온 휘테점을 열고 오는 22일에는 캐나다에 첫 직영점인 뉴마켓 이스트점을 개소한다. 파리바게뜨는 연말까지 워싱턴, 하와이, 테네시 등 7개 주에 추가 진출해 총 60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미국 법인의 흑자 전환은 SPC가 안정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그간 당면해왔던 큰 해결 과제 중 하나였다. 허영인 SPC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은 2014년부터 SPC 글로벌 비즈니스유닛(BU)장을 맡으며 해외 사업에 공 들여왔다. 허 사장은 BU장을 맡았을 당시인 2021년 인도네시아·캄보디아에 진출하고, 지난해 영국 런던에 첫 매장을 내는 등 파리바게뜨의 해외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파리바게뜨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1000개의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다. 파리바게뜨는 이를 위해 뉴욕시·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뉴욕시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3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도 스폰서로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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