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8일 한경협 공식 출범 이후 첫 행사로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달 22일 임시총회에서 기관 명칭을 기존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바꾸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의결한 바 있으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최근 한경협 정관 변경을 승인해 55년 만에 명칭 변경 절차가 최종 마무리됐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지난달 각자 이사회에서 한경협 복귀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류 회장은 이날 한경협 임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찾아 묵념한 뒤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위국헌신을 받들어 주요 7개국(G7)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한국 경제의 글로벌 도약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썼다.
류 회장은 이어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였다. 한경협 관계자는 “70여 년 전 경제 황무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으로 이끄시고 자유시장경제 발전에 큰 공을 세우신 분들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남덕우·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에 대한 참배도 이어졌다. 남 전 총리는 전경련 원로자문단 좌장과 기업윤리위원회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박 전 총리는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류 회장은 한경협 공식 출범 이후 첫 행보로 현충원을 참배한 취지에 대해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공과 번영은 순국선열과 선배 경제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현충원을 찾아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경협 회장으로서 위국헌신(爲國獻身)과 기업보국(企業報國)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무대에서 G7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한경협은 이날 신임 상근부회장에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도 이날 현충원 참배 행사에 동행했다.
김 부회장은 서울대 영문학과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대학원 등을 졸업한 ‘외교통’으로 외무고시(15회)를 거쳐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 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지냈다. 류 회장과는 서울대 영문학과 동기(78학번)이지만 나이는 2세 아래다. 그동안 주로 민간 출신이 맡아오던 한경협 부회장 자리를 외교관 출신 관료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경협 부회장들이 관과 기업 사이에서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하며 정경유착의 빌미를 줬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상근부회장이 대외 전략 및 네트워크 수립에 더 힘을 쏟아달라는 류 회장의 의지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한경협은 “김 부회장은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토대로 국제무대에서의 오랜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며 “류 회장을 도와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환골탈태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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