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사망자 수가 37만 명대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산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가운데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알츠하이머나 뇌혈관질환 등에 따른 사망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21일 ‘2022년 사망원인통계’를 발표하고 지난해 사망자 수가 37만 2939명으로 확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고치다.
사망자 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17.4%로 나타났다. 1973년(27.3%)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이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 등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총 3만 1280명으로 전년보다 521.9%나 늘었다. 코로나19와 관련이 깊은 폐렴 사망자 수도 2만 6710명으로 17.1% 증가했다.
고령화 추세 역시 사망자 증가세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사망자 수는 1만 1624명으로 1년 전보다 45.4%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2년에 비해선 247.4%나 급증했다. 순환계통 질환(고혈압성·심장·뇌혈관 질환 등) 사망자 수도 전년보다 10.7% 늘어난 6만 9033명으로 나타났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와 관련이 깊은 폐렴이나 만성 질환에서 사망자 증가세가 있었다”며 “인구 고령화도 많이 진행되다 보니 알츠하이머, 뇌혈관 질환, 고혈압성 질환, 당뇨병에 따른 사망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과장은 “올해 코로나 사망자 수를 보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해 사망자수는 2022년보다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위 사망 원인은 암이었다. 사망자의 총 22.4%가 암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 사망률은 10만 명당 162.7명으로 전년보다 1% 늘었다. 심장 질환(사망률 10망 명당 65.8명), 코로나19(61.0명), 폐렴(52.1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암 사망률은 폐암(36.3명), 간암(19.9명), 대장암(17.9명), 췌장암(14.3명), 위암(13.9명) 순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10~39세 사이에서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로 조사됐다. 40세 이상부터는 암이 사망 원인 1위였다.
자살 사망자 수는 1만 2906명으로 전년보다 3.3%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선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 OECD 기준에 따라 사망률을 추산할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10만 명당 22.6명이 자살한 것으로 조사돼 OECD 평균(10.6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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