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게임아이템 법인카드’ 논란을 계기로 팀장급 이상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처를 세분화 하고 정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해 임직원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원들에게 제공되는 업무추진비의 항목별 기준을 세분화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한 게 핵심이다.
21일 정보기술(IT)·게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법인카드로 1억 원어치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재무그룹장 A 부사장 사건에 대한 자체 전수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 결과를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팀장급 이상 임원에게만 제공되는 ‘업무추진비’ 사용처 등을 개선한 게 주요 내용이다. 업무추진비는 조직관리, 대외협력, 역량개발, 카카오 공동체 서비스 체험 등을 위해 지원 되는 비용이다.
카카오는 업무추진비를 지원 목적에 부합하도록 세부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무추진비 항목별 사용 기준을 세분화하고 사용 목적과 대상을 구체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지속적으로 검토 보완해 유사 사건 재발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담당 조직이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업무추진비 사용 현황을 파악하고, 기준에 맞지 않는 비용은 회사에 반환하는 등의 엄격한 규정을 임직원에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카카오는 A부사장 사건을 계기로 임임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추가 위법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사측이 제시한 개선안을 두고 사내 불만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은 배임·횡령 혐의로 전 재무그룹장 A 부사장을 경찰에 고발하고, 사측에 임원 보상제도를 투명하게 공개 해달라고 요구했었다.
노조의 반발이 가장 큰 부분은 업무추진비 항목이다. 이번 사건에서 A부사장은 카카오 서비스 체험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해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업무추진비에 ‘서비스 체험’이 포함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체험은 말 그대로 초기 유료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게 목적인데 게임 아이템 구매나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한 뒤 임원이 결과물을 가져가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카카오의 전수조사 결과 범위가 카카오 공동체 서비스 체험 항목에만 해당해 이뤄진 것 아니냐며, 업무추진비 개선을 위해 조사 범위를 추진비 전체 항목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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