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시즌을 앞두고 명품 시계와 주얼리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줄잇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9월에도 티파니와 피아제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5~10%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효과가 둔화한 데 따라 명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만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명품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오는 26일부터 국내 주요 제품의 가격을 5~10% 인상한다. 티파니의 가격 인상은 2월과 6월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 피아제도 5월에 이어 이달 시계 가격을 4~5% 인상했다. 인기 모델인 폴로 블루 다이얼 스틸 모델 가격은 1990만 원에서 100만 원가량 올랐다. 해당 모델은 지난 5월에도 1750만 원에서 13.7% 인상됐다. 롤렉스의 산하 브랜드 튜더도 1월에 이어 이달 가격을 인상했다.
추석 명절과 혼수철을 앞둔 9월은 명품 시계와 보석 등 액세서리 시장의 성수기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혼 예물 수요 뿐 아니라 명절 무렵 가족과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에서 개인적인 성과를 과시하려는 심리도 수요로 일부 이어진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요 브랜드들의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은 크다.
명품 브랜드들은 상반기에도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한 바 있다. 세계 3대 시계 중 하나로 불리는 바쉐론 콘스탄틴도 6월 제품 가격을 8∼9% 올렸고, 오메가는 2월과 7월, 예거 르쿨트르도 1월과 6월 인상을 단행했다. 샤넬도 올해 2월과 5월 두 번 가격을 올렸는데, 업계에서는 샤넬이 9월 1일부로 호주와 일본에서 가격을 올리면서 국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 이유로 철광석, 금 등 원재료 가격 부담 가중을 꼽는다. 철광석 선물 10월물 가격은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이달 15일 톤당 122.9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올 4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철광석 선물 가격은 최근 한 달 새 24% 넘게 뛰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국내 명품 소비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면서, 판매량 늘리기 한계에 직면한 업체들이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손목시계의 경우 스마트워치 보급이 크게 늘면서 중저가 시계는 물론 명품 브랜드마저 유통 채널에서 밀려나는 추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1조 2674억 원으로 1조 1025억 원인 럭셔리 시계 시장을 앞질렀다. 전년 대비 신장률도 스마트 워치가 9.8%로 럭셔리 시계 5.5%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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