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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만 네 번째…분야별 전문가와 협업해야 빠르게 성공할 수 있어”

■[창업 멘토가 전하는 성공 오디세이]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초기에 빠르게 자리잡는 게 중요

한 명이 모든 사업 운영하면 필패

8년째 서울대 대학원서 창업 강의

디캠프 등서 260억 누적 투자 유치

새로운 기술 사업화 위해 적극 투자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안양=오승현 기자




“현재 창업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속도’입니다. 예전에는 창업 후 5~6년이 지나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지금은 초기에 빠르게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속도전에서 한 명이 모든 사업을 운영하면 필패지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함께 창업을 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세훈(사진) 어썸레이 대표는 25일 경기 안양시 어썸레이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네 번의 창업을 하면서 1인 창업부터 공동 창업까지 직접 경험하고 주변 사례도 지켜본 결과 깨달은 교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만 네 번 창업한 연쇄 창업가다. 1998년 IT 기반 자동차 제조 플랫폼을 시작으로 2009년 기술 컨설팅 플랫폼 ‘김랩’, 2013년 AI 기반 교육 플랫폼 ‘비트루브’, 2018년 소부장 테크 스타트업 ‘어썸레이’까지 창업했다. 다양한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8년째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기술 창업 강의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어썸레이 이전에 창업한 기업들은 모두 그의 ‘전공’ 분야가 아니었다.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에서 창업했기 때문일까. 사업 중간중간 한계를 맞닥뜨리기 일쑤였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창업을 했을 때는 전문 지식이 없어 한계를 느꼈고,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을 때는 공학 숫자와 재무 숫자가 너무 달라 힘들었다”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힘을 모아 함께 창업해야 이런 문제들을 신속하게 해결하며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가 가장 잘하고 자신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어썸레이는 김 대표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탄소나노재료설계 연구실 동료들을 중심으로 2018년 7월 설립한 회사다. 연구실 출신의 두 명이 각각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소재 연구최고연구책임자(CRO·Chief Research Officer)를 맡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여러 제조 기업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인재도 영입했다. 다양한 창업·경영 경험이 있는 김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김 대표가 강조한 ‘잘하고 자신 있는 분야’에서,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창업한’ 회사인 셈이다.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안양=오승현 기자


어썸레이는 탄소나노튜브를 실 형태로 뽑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소재와 기술을 적용한 X-선 발생 장치를 통해 공기정화기를 만드는 기술까지 확보했다. 올 2월 기준 설립 후 누적 투자액은 260억 원에 달한다. 디캠프, 카카오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인비저닝파트너스 등이 주요 투자사들이다. 김 대표는 어썸레이처럼 기술 기반 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기술 사업화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논문을 작성하는 것과 이를 사업화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기술을 수평으로 넓히는 게 아니라 수직으로 쌓아 창업에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어썸레이도 탄소나노튜브 섬유 연속 생산 기술을 X-선 발생 장치에 적용하고, 이 부품을 활용한 공기정화기를 개발하는 등 기술을 축적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이스라엘 처럼 스타트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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