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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연내 원자로 모듈 제작…SK는 소듐냉각 4세대 기술 투자

[게임체인저 수소·SMR 현주소는]SMR 첫 상용화 각축전

주요국서 80여개 기술 개발 한창

경쟁서 밀리면 초기시장 장악 한계

두산, 美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가압경수로방식 SMR 소재 만들어

SK는 테라파워와 공동사업 진행

345㎿ 실증단지 2030년 완공목표

현대건설, 홀텍과 차세대 기술 협력

뉴스케일파워의 SMR 단지 조감도. 사진 제공=두산




소형모듈원전(SMR)의 첫 상용화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SMR 개발사와 손잡고 연구개발(R&D)과 지분 투자 등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주요 국가에서 현재 80여 개의 SMR 기술들이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는데 경쟁에서 밀리면 초기 시장 장악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간의 기술·인력 확보는 물론 정부 차원의 규제 제거, 제도 확충 등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올해 말 SMR에 들어가는 원자로 제작에 돌입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SMR 설계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지난해 미국 아이다호의 발전사업자 UAMPS의 무탄소발전프로젝트(CFPP) 내 발전소에 사용될 소재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여기에 들어가는 SMR 원자로 제작을 하는 것이다. 이 발전소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되며 1호기당 77㎿의 원자로 모듈 6대를 설치해 총 462㎿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뉴스케일이 만드는 SMR은 개발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기존 원전보다 크기를 줄이고 냉각 펌프가 없지만 기존 원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 가압경수로 방식의 SMR이다. 뉴스케일의 SMR은 1기당 77㎿의 출력을 내는 모듈로 구성돼 있다. 최대 12기를 묶어 설치할 수 있다.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 심사를 마쳤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뉴스케일은 올해 초 SMR 소재 제작을 하기로 하고 원자로뿐 아니라 대형 단조품, 증기발생기 튜브, 용접 자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뉴스케일의 SMR이 기존 기술을 응용해 만든 제품이라면 SK(034730)그룹이 투자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SMR로 불린다. 상용화에는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안정성과 효율 모두 기존 SMR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SK㈜와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에 2억 5000만 달러(약 3200억 원)를 투자하며 공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4세대 SMR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방식의 SMR은 냉각재와 감속재로 물이 아닌 ‘소금’을 쓴다.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으로 냉각해 나온 증기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액체 나트륨에서는 끓는점이 물보다 8배 이상 높다. 물을 사용하지 않아 오염수 걱정도 없어 더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SK와 테라파워는 이 나트륨 기반 SMR의 실증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에 345㎿급 실증 단지를 만들고 있다. 25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되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 에너지부 역시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를 지원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두산의 경수로형 방식과 SK의 나트륨 방식 모두 이론적으로 안전하고 경제성이 높고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실증을 해야 한다. 상용화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두산과 SK 외에도 국내 주요 기업들은 해외 파트너사와 함께 새로운 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1년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과 SMR 개발을 위한 공동 협약을 맺고 원전 밸류체인 전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 4월에는 ‘팀 홀텍’이 우크라이나 원자력공사 에네르고아톰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해 SMR을 건설하는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도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보다는 한발 늦다. 미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테라파워나 뉴스케일 같은 SMR 유망 기업을 선정해 수조 원의 보조금을 쏟아부었다. 올해 1월에는 SMR 규제의 최종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관련 기술을 개발해놓고도 올해 SMR 민관 얼라이언스를 꾸려 기술 논의를 시작한 우리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록 늦었지만 관련 기술 등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선택과 집중으로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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