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이 유일한 해외 자회사인 홍콩 법인의 자산운용 기능을 사실상 본사로 흡수했다. 그간 사업 성과가 부진한 데다 홍콩의 아시아 금융 허브 지위도 흔들리자 현지 투자자문업을 중단한 것이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신한자산운용홍콩의 투자자문업 폐지를 승인했다. 신한운용홍콩은 투자자문·일임업을 통한 자산관리 수수료, 투자신탁 위탁자 보수 등을 주 수익원으로 삼는 신한자산운용의 100% 자회사다. 이 법인이 투자자문업 인가를 반납할 경우 수익을 낼 창구는 급속히 줄어든다.
신한운용은 중장기적으로 투자자문업을 비롯한 홍콩 법인의 전반적인 자산관리 사업 기능을 본사로 통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운용이 해외에 둔 법인은 신한자산운용홍콩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신한운용이 홍콩에서 완전히 발을 뺄 가능성도 거론한다. 신한운용 관계자는 “통합을 진행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해외 법인 자산운용 기능을 일부 본사로 이관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신한운용이 홍콩 현지 법인을 축소하는 주된 이유를 우선 실적 부진에서 찾았다. 신한운용이 2013년 홍콩 법인의 실적을 공시한 후 매년 손해를 냈는데 신한운용홍콩은 지난해에도 5억 3086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는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홍콩의 경제 자유도가 낮아진 점을 신한운용이 현지 사업에 관한 시각을 바꾼 배경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19일(현지 시간) 캐나다 공공 정책 싱크탱크인 프레이저연구소는 ‘세계의 경제적 자유’ 보고서에서 홍콩의 경제적 자유도가 지난해보다 하락해 전 세계 165개국 중 2위로 내려앉았다고 밝혔다. 1위 자리에는 지난해 2위로 홍콩과 금융 허브 경쟁을 벌이는 싱가포르가 올랐다.
홍콩이 자유로운 경제국 1위 자리에서 밀려난 것은 1970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홍콩에 거점을 둔 회사가 많으니 말을 아낄 뿐이지 현지 사업 확대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나는 분위기는 맞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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