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이 된 30대 이하 청년층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마저 더디면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30대 이하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약 23만 1200명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6개월 새 약 1만 7000명이 늘었다.
청년층의 금융채무가 늘면서 전체 금융채무 불이행자 중 30대 이하 비중도 29.27%에서 29.75%로 확대됐다.
대출 이자를 90일 이상 연체하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되는데 이 경우 금융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잔여 대출 원금인 ‘등록금액’도 증가 추세다. 29세 이하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평균 등록 금액은 지난해 말 2150만 원에서 올해 6월 말 2370만 원으로 증가했다. 30대는 이 기간 3460만 원에서 3900만 원으로 늘었다.
불어가는 채무 속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청년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진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 간 개인회생 신청자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20·30대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2만 5244건이다.
20·30대의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2021년 3만 6248건, 2022년 4만 494건이었다. 올해 상반기 추세라면 올해 전체 신청자 수 또한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0대 이하의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0대 이하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0.41%에서 올해 2분기 0.58%로 소폭 늘었다. 30대 이하 취약 차주 연체율(3개 이상 금융기관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 차주)은 이 기간 5.80%에서 8.41%로 2.61%포인트 증가했다.
진 의원은 “청년층의 빚 부담이 금융 전반의 부실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관리·구제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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