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이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CEO 세미나를 14년 만에 해외에서 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은 오는 16일 프랑스 파리로 총출동한다. 올해 CEO 세미나를 파리에서 여는 이유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서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물론 계열사 CEO까지 모두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파리 주재 대사들을 만나 부산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최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각 계열사 CEO 등 주요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해 그룹 화두인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 실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K그룹의 CEO 세미나는 6월 확대경영회의, 10월 이천포럼과 더불어 그룹의 3대 전략회의로 꼽힌다. 특히 CEO 세미나는 앞서 두 번의 회의 결과를 가지고 본격적인 내년 사업 젼략을 마련하는 자리로 가장 핵심이다.
올해 CEO 세미나에서는 그동안 최 회장이 강조해온 '파이낸셜 스토리'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실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최 회장이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는 재무 성과는 물론 기업의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성장 스토리를 제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최 회장이 던질 새로운 경영 화두도 주목된다. 최 회장은 매해 CEO 세미나 등 그룹사 공식 행사에서 행복경영, 딥체인지 등을 화두로 제시한 바 있다.
CEO 세미나는 전 계열사 사장단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주로 국내에서 열고 있다. 과거 전략 시장 진출을 위해 베트남과 중국에서 개최한 바 있지만 2010년 이후로는 줄곧 이천·제주 등 국내에서 진행했다.
이에 2009년 중국 이후 14년 만에 선택한 파리행은 재계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점검하는 한편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부산 엑스포 개최지 선정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28일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파리에는 BIE 본부가 위치하며, 파리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이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을 행사한다. 이에 전 세계 곳곳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SK그룹 계열사 사장들은 각각 공략국 대사들을 만나 부산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개최지 선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막판 스퍼트를 내겠다는 의지다. 최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해 "무조건 열심히 잘 뛰어보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저를 포함해 재계에서도 다 같이 뛰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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