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품절사태가 일어난 약들이 있다.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부터 진해거담제인 코푸시럽, 코대원 등이다. 잘 알려진 약은 보통명사로 사용되는 예도 있다. 약국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주세요”라고 말하는 경우보다는 “타이레놀 주세요”라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셀트리온의 설명에 따르면 약을 부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케미컬의약품의 경우 화학적 결합 상태, 분자구조를 뜻하는 화학명(Chemical Name)이 있다. 하지만 화학명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접할 일이 거의 없다. 통상적으로는 약의 성분 형태와 작용 기전 등을 조합해서 만드는 성분명(Generic Name), 제약사가 붙이는 제품명(Brand Name)을 사용하며 이중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은 제품명이다. 제품명은 품목 허가 승인받은 제약사(판매·사용권 보유자)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유명칭이다.
약 이름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고 기발하게 느껴져야 하고, 의사나 약사가 쉽게 연상하고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 제약회사들은 약 이름을 짓는 과정에 최선의 역량을 투입한다. 법무,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부서가 모여 상표 검토, 선호도 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 약 이름을 정한다.
따라서 제품명은 기억에 강렬하게 남을만한 상징과 의미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성분명을 담은 제품명으로는 타이레놀이 있다. 타이레놀은 해당 약품의 주성분인 N-아세틸-파라-아미노페놀(N-acetyl-para-aminophenol)에서 유래했다. 타이레놀은 아세틸기(acetyl, CH3CO-)에서 따온 tyl과 아미노페놀(aminophenol)에서 따온 enol의 합성어다.
의미를 내포한 제품명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추측에 따르면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Viagra)의 제품명은 필리핀 타갈로그어 고환(Viag)의 복수형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력이 왕성한’이란 뜻의 영어 단어 Vigorous와 나이애가라(Niagara) 폭포의 합성어라는 해석도 있다. 셀트리온제약의 오로트산카르니틴이 주성분인 간장약 ‘가네진’은 ‘간에 진짜(眞)’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병명을 그대로 따오는 경우도 있다. 유한양행의 코푸시럽(Cough syrup)은 대표적인 기침가래약이다. 기침을 뜻하는 영어인 코푸(cough)를 그대로 따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