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된 ‘반포 대장주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유리창 깨짐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입주민들이 불안과 불만을 호소하고 나섰다.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3중창으로 설계했다고 홍보를 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황당한 것은 둘째 치고 불안해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에서 10건 정도의 유리창 깨짐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일부 조합원은 “3중창으로 어떤 태풍에도 견딜 수 있다고 홍보하더니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조합과 시공사는 입주 초기 대량의 유리를 옮기다 보면 금이 가는 현상이 생길 수 있고 즉시 조치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유리창 깨짐을 경험한 입주자들은 오랜 동안 기다리다가 입주를 했는데 불안해서 살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입주자는 “유리창 아래위로 다섯 개의 금이 큼직하게 나고 유리 파편이 집 내부로 튀었다”며 “안전유리라고 하는데 어떻게 대문짝만 하게 금이 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신세계 백화점, 고속터미널 등이 인접해 있고 학군도 좋아서 입주를 했는데 황당하다. 유일하게 조경만 만족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내 인테리어 마감재 등에 대한 불만도 많다”며 “창호 시공 업체 선정 이슈가 초기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게 문제가 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원베일리의 경우 입주 사전점검 때부터 유리창 파손 사고 신고가 이어졌다. 이에 시공사 측은 “사고 접수 즉시 유리창을 교체해 작업을 완료했다”며 “추석 연휴 기간 접수된 깨짐 사고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창호나 유리 문제라면 그 업체의 납품 사업장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어야 하지 않냐”며 “창호는 일반적으로 마감재 중 가장 비싼 데다 초기에 업체를 선정한다는 점 때문에 조합장과 관련된 이슈라는 시각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깨짐 사고 원인을 두고 주민과 조합·시공사 측의 해명이 엇갈려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유리창은 유리와 유리를 끼우는 틀인 창호로 구성된다. 이 단지의 유리는 KCC가 만들었고 창호는 독일 프로파인이 제작했다. 유리창 시공은 KCC의 1차 협력회사가 맡았다. 한 건설사 구매 담당자는 “새 아파트에서 유리창이 깨진 사고는 처음 접한다”며 “유리창 자체는 성능검사를 거치는 만큼 외부 자극 없이 깨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원베일리는 지난 2021년부터 창호업체 선정 논란이 제기됐다. 공사 수주 실적이 없는 신생 소형업체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주택형이 넓어질수록 창호 크기도 커지는데 3.6m 창호만 보유한 독일 프로파인사와 시공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창호 크기를 3.6m로 고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거래가는 최근 논란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용면적 84㎡는 지난 3일 40억원에 손바뀜해 4월 분양권(30억5000만원)보다 10억원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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