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의 첫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두산로보틱스(454910)가 상장 첫날부터 시가총액 3조 원을 돌파하며 로봇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000150)로보틱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가(2만 6000원)보다 97.69% 오른 5만 1400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로보틱스는 개장 직후 6만 7600원까지 올랐다가 곧바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진 탓에 주가가 다소 낮아졌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인 CLSA증권 창구에서 대량 매도가 이뤄졌다.
시가총액은 3조 3317억 원으로 불어 하루 만에 로봇 업종 최대 상장사가 됐다. 이는 공모가 기준 시총 1조 6853억 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최근 미국발(發) 긴축 공포에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두산로보틱스와 달리 다른 로봇주들은 이날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거래 수요가 두산로보틱스로만 쏠린 데다 차익 실현 매물까지 몰린 탓이다. 이전까지 로봇주 ‘맏형’ 역할을 했던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8.39% 하락한 14만 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총이 두산로보틱스보다 적은 2조 733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에스피시스템즈(-14.69%), 뉴로메카(348340)(-12.13%), 티로보틱스(117730)(-6.97%) 등도 모두 큰 폭으로 내렸다. 두산로보틱스의 모회사인 두산 관련 주식들도 자회사 상장 완료에 따른 호재 소멸, 기업 가치의 ‘더블 카운팅(중복 계산)’ 효과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두산이 19.40% 떨어진 가운데 두산우(000155)(-22.69%), 두산2우B(000157)(-19.01%) 등 우선주들도 크게 주저앉았다. 앞서 지난해 1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당시에도 모회사였던 LG화학의 주가도 77만 원대에서 61만 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전부터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잇따라 흥행하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인 기업이다. 기관 수요예측 때는 노르웨이중앙은행·블랙록·골드만삭스자산운용 등 글로벌 대형 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해 물량을 받아가기도 했다. 참여 기관 대다수가 일정 기간(15일~6개월) 동안 배정 물량을 팔지 않겠다고 확약한 덕에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도 전체 주식의 18.38%에 그쳤다. 일반 청약 때는 약 150만 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올 최대치인 약 33조 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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