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성장 동력이 약화하면서 위기 상황에 처한 게임사들이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 특정 장르에 치우쳐 있던 게임 장르를 다변화하고, 모바일 외에도 콘솔 등으로 플랫폼을 확장해 재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차근차근 준비해 온 색다른 종류의 게임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19일 ‘P의 거짓’으로 글로벌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낸 네오위즈는 출시 초반이지만 좋은 평가를 얻으며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유료 게임 4위를 기록하고 게재된 리뷰 4200여 개 중 85%가 호평을 받았다. 발매 전 게임스컴 등 유명 게임행사에서 받은 기대치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첫 콘솔 작품인데다 지금껏 한국 게임사가 콘솔 게임 시장에서 보여준 미미한 존재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콘솔 기기는 모바일에 이어 두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게임 플랫폼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2021년 기준 1.7%에 불과할 정도로 약세 영역이다. 이같은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은 네오위즈뿐만 아니다. 넥슨 역시 루트슈터라는 낯선 장르를 콘솔 기기 위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넷마블은 자사 첫 플레이스테이션 기반 게임을 선보인다. 엔씨소프트는 개발 막바지 단계인 난투형 대전 액션 신작 ‘배틀크러시’를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색이었던 국내 모바일 게임 지형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MMORPG를 주도해 온 엔씨소프트는 지난 달 26일 모처럼 퍼즐 게임 신작 ‘퍼즈업:아미토이’를 선보였고, 넷마블도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새로운 유형의 게임을 통해 영역 확장에 적극적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장르·플랫폼 다변화에 나선 데는 코로나 특수 이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KRX 게임 K-뉴딜지수’는 1년 전 대비 25% 가까이, 상장 이후로는 절반 넘게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국내 주요 10개 게임사로 구성돼 있다. 개별 게임사로는 넷마블이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펄어비스도 2분기에 적자전환했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웹젠, 위메이드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은 지금까지 MMORPG를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시장을 공략해 몸집을 불려왔다”며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MMORPG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성장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르 다양화와 함께 콘솔과 같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플랫폼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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