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인 2.0%포인트로 벌어진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투자 자금이 14억 달러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양상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14억 3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올 8월(-17억 달러)에 이은 두 달 연속 순유출이다. 올해 1~9월 누적으로는 154억 2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먼저 주식 투자 자금이 13억 3000만 달러 순유출되면서 두 달 연속 자금이 이탈했다. 8월(-9억 1000만 달러)보다 순유출 폭이 확대됐다. 중국 경기 둔화에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우려 등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판 것으로 보인다. 채권 투자 자금도 1억 달러 순유출됐으나 8월(-7억 9000만 달러)보다는 규모가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규모 만기 도래에도 불구하고 해당 자금의 재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전월보다는 순유출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다. 8월 말 1321.8원에서 9월 말 1349.3원까지 올랐다가 10월 4일 1363.5원까지 급등했다. 다만 이후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냈고 특히 9월에는 시장 예상치(10억 8000만 달러)보다 많은 3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국내 외환 수급이 개선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는 평가다. 국제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은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오히려 축소되는 모습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넘어섰다가 중동 사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상 중단 시사 발언 등으로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4.5%대로 낮아졌다. 이에 달러화지수도 강세 폭이 축소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