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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살아났지만…체감은 아직 빙하기

◆3분기 투자 현황 분석

1.9조로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3高 현상'에 이·팔 분쟁 악재 겹쳐

실질 유동성은 여전히 절벽 수준

바이오·플랫폼 급감…딥테크 순항





올 3분기 벤처·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단기간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바이오·플랫폼 분야 투자는 급감한 반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딥테크 분야는 오히려 증가했다. 다만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했던 코로나19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절벽’ 수준이어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여전한 ‘빙하기’라는 분위기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현실화하고 있어 당분간 투자시장이 빠르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벤처 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 3분기 벤처·스타트업이 투자 받은 자금은 1조 8998억 원으로 2분기(1조 7886억 원) 대비 소폭 늘었다. 올 1분기(1조 2942억 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반등했다. 더브이씨 통계는 투자기관 범주에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 국내 대기업, 해외 글로벌 기업 등을 포함한다. 국내 VC를 중점으로 하는 중소벤처기업부 공식 통계와 숫자는 다르지만 추세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특히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벤처·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총 4조 9826억 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4조 5898억 원), 2020년(4조 1733억)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당시 글로벌 저금리로 막대한 유동성이 시중에 풀렸던 2021년(13조 527억 원)과 2022년(12조 5143억 원)에 비해서는 대폭 줄어들었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리면서 투자금이 과도하게 많았던 측면이 있다"며 "과열됐던 시장이 정상 범주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단기간 수익을 내기 어려운 바이오·플랫폼 분야 기업들은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반면 자동차 등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은 선방했다. 올 1~3분기 바이오 업종 투자는 5002억 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조 2565억 원 보다 반토막 이상이 났다. 부동산 업종 역시 같은 기간 투자유치 금액이 206억 원에 불과해 2019년 2568억 원의 10부의 1수준에도 못미쳤다. 반면 자동차 업종 투자액은 2019년 1312억 원에서 올해 3198억 원으로, 제조·3D프린팅 기업 투자 금액은 2019년 448억 원에서 올해 1010억 원으로 2~3배 늘었다. 최근 모태펀드를 비롯한 벤처투자업계가 기술력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딥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엑셀러레이터(AC) 및 팁스(TIPS) 운영사 KOC파트너스의 하진봉 대표는 “투자 기관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가 중요한데, 기업공개(IPO) 등을 하려면 우선 수익을 내고 있어야 한다”며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지만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해 투자 유치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현익 카카오벤처스 선임심사역은 “3분기 벤처 투자 금액이 소폭 늘어난 것은 과거에 결성한 벤처 펀드의 만기 시점이 다가와 하반기 들어 투자 집행이 몰렸기 때문일 수 있다”며 “당분간은 거시경제에 변수가 많아 코로나19 때와 같이 투자금액이 단기간에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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