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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금리 올리거나 대출 중단…저신용자 '대출 보릿고개' 왔다

연합뉴스.




최근 시장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늘면서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대부업 등 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는 높아진 시장 금리만큼 대출 금리를 못 올리면 역마진이 날 것을 우려해 아예 대출 취급을 축소하고 나섰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의 10월(9월 말) 기준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7.51%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가 18.26%로 가장 높았고, KB국민·롯데카드의 평균 금리도 18%대에 올랐다.

8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도 9월 16.37%에서 한 달 새 16.55%로 0.18%포인트나 뛰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반면 상환 기간이 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는 같은 기간 14.10%에서 14.07%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카드론 금리 역시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의 전망이다. 채권 발행 금리가 대출 금리에 반영되는 데엔 통상 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8개 카드사들의 조달 금리(카드채 3년물 평균 금리)는 8월 평균 4.42%에서 10월 4.65%로 두 달 새 0.23%포인트나 올랐다. 카드채 3년물 평균 금리는 5월에 4%대에 진입한 뒤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를 더 높일 여력이 없다는 저축은행, 대부업체들은 대출 규모 자체를 줄이고 있다. 법정 최고 금리가 정해져 있다 보니 늘어나는 조달 비용만큼 금리를 올릴 수가 없는데,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단 것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총 3조 343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5.5%나 감소했다. 이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지난해 상반기 35곳에서 올해 상반기 31곳으로 줄었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신용점수가 하위 50%인 개인을 위한 제도로, 저축은행 업권의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은 17.5%다.

제도권 ‘최후의 보루’인 대부업체도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대부업체 69개사가 내준 신규대출 규모는 총 95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9%나 급감했다. 하지만 대부금융협회 신용대출 상품 금리 비교에 공시된 30개사 중 26개사는 이미 법정 최고 금리인 연 20%로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어 금리를 높일 여력도 남지 않았다.

역마진이 발생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법정 최고금리를 높이거나 기준 금리에 연동하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최고 금리를 올리면 어려운 분들의 부담이 늘어난단 의견도 있어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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