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립대의 기금은 단기적인 경기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정부가 50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으로 운용 성과를 평가해 안정적으로 기금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김준성(사진) 싱가포르 국립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모든 투자가 50년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간 실적 변동에 투자 전략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성공적인 기금 운용의 배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국립대에 합류한 그는 투자 업계에 30년 넘게 몸 담아온 베테랑이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토털리턴전략(Tatal Return Strategies)’ 부문 대표 겸 전무로 활약한 최고 투자 전문가다. 앞서 그는 2011~2013년 삼성자산운용 CIO를 지냈으며 현재 삼성전자(005930)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기금은 1991년 설립돼 올 해 3월 기준 자산 규모가 18조 원을 돌파했다. 모든 투자는 싱가포르 국립대 내부 기금 운용팀이 전담해 단행하며 8월 기준 약 20명의 인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김 CIO는 대학 기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대학의 투자 자율성을 보장하고, 기금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틀을 튼튼하게 잡아주면 기금 운용 수익률도 비례해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매년 예산안을 편성해 대학 기금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금 운용에는 자율성을 준다. 대학 기부금에도 세제 혜택을 제공해 시민들의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김 CIO는 “한국은 사립 대학 수가 매우 많은 데 재정 자립도는 낮다” 면서 “개별 사립대가 전문성 높은 운용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정부를 주축으로 운용 전문기관을 매치해주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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