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뿐 아니라 HBM3E까지 내년도 생산 능력이 현 시점에 이미 ‘솔드 아웃(판매 완료)’ 됐습니다. 고객이나 시장 관계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의 HBM3E 생산 능력(캐파)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최적화된 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침체된 반도체 시장 반등을 이끌 채비를 갖췄다. 주력 사업인 D램 사업에서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반도체 시장 업턴(상승 전환기)에 대비해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HBM3에 이은 5세대 HBM3E,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성능 저전력(LP)DDR5 등 차세대 제품군에서 경쟁사들을 앞서 나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2Q 만에 D램 흑자로…내년 반등 본격화
SK하이닉스는 25일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1조 원 이상 줄였다. 회사는 연결 기준으로 올해 3분기에 매출 9조 662억 원, 영업손실 1조 7920억 원, 순손실 2조 184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4% 늘었고 영업손실은 3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를 이어왔지만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3분기에 주력인 D램은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D램과 낸드 모두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은 10% 가량 상승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영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HBM3,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터(DDR)5와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을 중심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해 4분기에 조 단위 적자에서 벗어나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다시 이익을 보기 시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누적된 고객사들의 재고 또한 D램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정상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HBM3·DDR5 최전선에…시장 더 키운다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확실한 반등의 기운을 감지한 것은 D램의 수요와 가격, 시장 경쟁력에서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기대하는 실적 반등의 핵심 무기는 HBM과 DDR5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차세대 제품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은 AI용 메모리의 필수 사양인 속도는 물론 발열 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켰다고 자부한다”며 “업계 선두의 HBM 개발 역량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내년에 HBM3E 공급을 차질없이 진행해 미래 AI 인프라의 핵심 업체로서 위상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장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박 부사장은 “상당수의 고객 및 잠재 고객들과 ‘프라이머리 벤더(주요 공급자)’로서 논의를 하고 있다. 양산 품질, 성능 등 SK하이닉스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DDR5 역시 3분기부터 물량이 부족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 시장이 향후 5년 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 부품인 HBM 시장이 연평균 60~80%씩 고공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회사는 여전히 수요 회복이 더딘 낸드의 감산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D램에서는 투자를 더욱 늘려 HBM3, DDR5 등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고 HBM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인 TSV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보였다.
또 다른 주력인 낸드의 개선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아쉽지만 당분간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찬동 SK하이닉스 낸드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적절한 자원 배분을 통해 투자 효율을 극대화해 사업 변동성을 축소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낸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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