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 생산속도를 2030년까지 10배 높이는 등 바이오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대전 유성구 GS칼텍스 기술연구소에서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개발 및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 합성생물학 육성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술 개발 등의 추진과제를 담았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과 공학을 결합해 세포, 단백질, DNA 같은 생물 요소를 인공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술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 기반의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도 필요하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미국과 비교해 2020년 75%였던 우리 기술 수준을 2030년까지 9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목적에 맞는 인공세포 등을 정확하게 설계하는 ‘바이오분자 설계’와 ‘회로 설계’, 설계에 맞춰 제작하는 ‘DNA·RNA 제작 및 제어’와 ‘바이오시스템 제작’, 공정 개선을 위한 ‘디지털 기반 자동화·고속화’와 ‘스케일업’ 등 단계별 6대 기술의 R&D를 지원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합성생물학을 활용해 전 세계 난제를 해결하고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선도프로젝트) 9개를 추진한다.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AI로 빠르게 설계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동물세포를 개발함으로써 항체 생산효율을 10배 향상시키는 ‘항체 설계·생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온실가스를 산업원료로 재활용하는 유전자 편집 미생물,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 식물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유전자 편집기술 등도 개발된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바이오파운드리(바이오물질 생산공장) 구축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를 통해 합성생물학 생태계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략은 다음 달 개최되는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에서 확정된다.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은 “합성생물학은 의약·에너지·화학·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돼 지금까지 없었던 시장을 창출하고 인류가 계속 고민하고 있는 기후변화, 자원 고갈을 극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우수한 기술이 개발되고 실제 산업현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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