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벤처캐피털(VC)인 KT인베스트먼트가 6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고금리 여파로 투자 시장의 돈줄이 바짝 마른 상황에서 KT인베스트먼트는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성과를 냈다.
KT인베스트먼트는 645억 원 규모의 청년창업펀드를 결성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펀드에는 한국모태펀드, 기업은행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고 KT도 250억 원 규모로 힘을 보탰다. KT인베스트먼트는 올해 4월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 청년창업 일반분야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펀드는 KT인베스트먼트가 창립된 이후 단일 펀드 기준으로는 최대치다. 이로써 회사의 총 누적 운용자산(AUM)도 330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이번 펀드 결성으로 KT인베스트먼트는 선두권 VC로 도약을 기대한다. 최근 금리가 치솟으면서 투자 시장 분위기가 급격하게 위축된 가운데 대규모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짓게 돼 상황을 고무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 44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7조 6442억 원)나 줄었다.
KT인베스트먼트는 의료 AI 기업 루닛, 협동로봇 기업 뉴로메카, 기업용 AI 솔루션 기업 솔트룩스 등에 투자해 코스닥 상장(IPO)으로 이끈 바 있다. 초기 투자에 나섰던 한국신용데이터, 메가존클라우드 등의 경우 현재 기업가치 1조 원을 넘는 ‘유니콘’으로 평가받는다. KT인베스트먼트는 “창립 후 8년 간 7번의 기업공개(IPO)와 7차례의 인수합병(M&A)의 회수 성과를 냈다”면서 “그동안의 투자 및 회수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점이 높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T인베스트먼트는 유망 기업을 KT에 소개하고 사업 협력과 대규모 후속 투자를 이끌어내는 전략도 추구한다. KT는 클라우드, 물류, AI 등 신사업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KT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인 메가존클라우드, 팀프레시, 리벨리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펀드는 미래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클라우드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서비스·플랫폼 등이 투자의 주된 영역이다.
김지현 KT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으로 단기간 내 우수한 회수 실적과 밸류업 성과를 낸 것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600억 이상의 펀드를 결성할 수 있던 배경”이라며 “KT 사업과 연계해 스타트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제고하고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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