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식문화를 바꾼 제품 대부분이 여기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8일 충청북도 음성군 오뚜기(007310) 대풍공장. 김혁 공장장은 “‘케첩은 오뚜기 케챂, 마요네즈는 오뚜기 마요네스’처럼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선보인 제품들이 국내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대풍공장에서는 가정간편식(HMR) 원조 격인 ‘3분 요리’를 비롯해 케첩, 마요네즈, 식초, 즉석밥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4도밖에 되지 않는 쌀쌀한 날씨에도 직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시장 점유율 1위 제품들을 여럿 생산하는 공장답게 직원들의 눈빛은 자부심으로 빛났다. 올 상반기 기준 대풍공장의 가동률은 99.17%에 이른다. 강원도 홍천에서 재배된 토마토와 충북 진천군에서 난 계란이 이곳으로 운반돼 케첩과 마요네즈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오뚜기는 1969년 국내 최초로 ‘오뚜기 분말즉석카레’를 선보이며 사업을 시작했다. 인도 음식인 카레는 1940년대 국내 처음 소개됐지만, 강한 향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오뚜기가 카레의 향을 줄이고 매콤한 맛을 더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1981년 레트로트 형태의 ‘3분 카레’ 출시로 이어졌다. 이후 오뚜기는 한국인들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는 데 착안해 1971년 ‘토마토 케챂’, 1972년 ‘마요네스’도 선보였다. 특히 3분 요리는 출시 이후 40여 년 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올 6월 기준 3분 요리 점유율은 81.1%, 분말카레 84.3%, 참기름 47.8%, 오뚜기밥 30%로 집계됐다.
대풍공장은 건축면적 약 2만 6914㎡(8141평) 규모의 오뚜기 최대 생산기지로, 2001년 준공됐다. 2004년에는 무세미, 무균밥 생산라인을 도입했고, 2020년 전 공정을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기준 18개 유형, 452품목, 약 25만 톤(t)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중 8개 카테고리가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내수용 제품은 이곳에서 담당하고, 대부분의 수출용 제품은 울산의 삼남공장에서 생산된다.
오뚜기는 탄탄한 내수 성장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10%를 넘으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오뚜기의 수출 실적은 2021년 2736억 원에서 지난해 2022년 3265억 원으로 19.3% 증가했다. 이중 라면 수출액이 1100억 원대에 이르고 나머지는 케첩과 마요네즈를 제외하면 고른 비중 분포를 보이며 수출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마요네즈는 한때 러시아에서만 400억 원대의 매출 올리기도 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오랜 기간 인정받아온 만큼 해외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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