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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후폭풍…예비 IPO대어들 '전전긍긍' [시그널]

상장심사 깐깐해지고 투심도 냉랭

자금 급한 기업들 일정 지연 우려

'兆단위 몸값' 에이피알·엔카닷컴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극복 과제





파두(440110) 사태’가 기업공개(IPO)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할 조짐이 나타나면서 상장 예비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심사 당국의 보수적 심사 기조 강화와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에 적정 기업가치 산정 작업에도 애를 먹을 전망이다.

16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이날 기준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기업(스팩 합병 포함)은 총 59곳이다. 거래소는 예비상장심사신청 접수 후 45영업일 내에 해당 기업에 심사 결과를 통보하도록 권하고 있지만 이날까지 심사 기한을 넘긴 곳은 전체의 절반(28곳)에 가깝다. 한 증권사 IPO 부서의 고위 관계자는 “세간에 주목을 받는 사건이 터지면 심사는 더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문턱을 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2월 17일 코스닥 상장을 위해 기술특례상장 전형으로 예심을 신청한 이노그리드의 심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노그리드는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업체 입장에서는 IPO가 절실하지만 파두 사태 이후 보다 깐깐한 심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다. 노브랜드, 엠티오메가, 피노바이오 등 회사들도 예심 신청서를 낸 지 반년이 지났다.





조 단위 몸값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코스피 기업들도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9월 22일 예심을 청구한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6월 CJ ENM(035760)으로부터 10억 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를 약 1조 11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3월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에서 7000억 원의 몸값을 인정받은 지 3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약 43% 뛴 셈이다. 에이피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698억 원)이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392억 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근거로 고평가 논란을 극복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을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9월 27일 예심을 청구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도 최대 1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지만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과거에 비해 다소 수그러들었고 최대주주가 지분 99.14%를 보유한 외국계 기업(카세일즈홀딩스)이라는 점이 관건이다.

HD현대(267250)의 선박 에프터서비스(AS) 계열사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다음달 코스피 예심 청구 일정을 조율 중이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1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로부터 약 6500억 원을 투자받으며 1조 7200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현재 KKR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매출 방안을 세우고 있다. HD현대의 ‘중복 상장’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높은 몸값을 제시할 경우 외국계 사모펀드를 위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증권사 IPO부서 고위 관계자는 “몸값 시비가 비일비재했던 스팩 상장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이브로드캐스팅(삼프로TV 운영사)의 상장 주관사도 NH투자증권(005940)”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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