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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이디어 도용 논란' 카카오모빌, 화물맨과 갈등 봉합 첫발 뗐다

접촉 없다 김범수 등판 후 급물살

맞춤 매칭·운임 정산 탈취 의혹에

트래픽 공유 등 실질 협력안 제시





미들마일(중간) 물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소업체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상대 기업인 물류 중개 기업 ‘화물맨’과 갈등 해결의 첫 단추를 끼웠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공동체 위기 진화를 위해 전면에 나서면서 한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기술 탈취 문제도 해결을 위한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화물맨 측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 등을 포함해 갈등 봉합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상생·협력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양사의 물류 트래픽을 공유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소화하지 못하는 화물 수요를 화물맨과 공유하거나 화물맨이 처리하지 못하는 수요를 카카오모빌리티로 연계하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진출로 인해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화물 수요를 공유해 화물맨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양사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확정하는대로 조만간 다시 만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0월 ‘카카오 T 트럭커’를 출시하며 미들마일 물류 시장에 진출했다. 물류시장은 크게 퍼스트마일(초기물류)과 미들마일(중간물류), 라스트마일(최종물류)로 나뉘는데 미들마일은 공장이나 임시물류창고에서 가공 등을 거쳐 물류센터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미들마일 중개 플랫폼은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주선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화물기사의 운송 업무 효율화를 돕는다.



화물맨 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미들마일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2021년 사업 진출을 모색하면서 화물맨에 대한 기업 실사를 진행했지만 실제 인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화물맨은 실사 과정에서 맞춤형 매칭 시스템과 운임 자동 정산 등 아이디어와 기술을 카카오모빌리티가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와 관련해 “맞춤형 서비스나 빠른 정산은 정보기술(IT) 기반 플랫폼들이 적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방향이라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인수 논의 당시 실사 범위 역시 화물맨 측이 정했고,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파악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양측은 10월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으나 최근 SM엔테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로 카카오 공동체 전체가 사회적 비판의 중심에 놓이고 김 센터장이 경영쇄신을 위해 전면에 나서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김 센터장은 기술 도용 외에도 매출 부풀리기 의혹, 가맹 택시 수수료 논란 등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한 이슈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경영쇄신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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