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의 올 3분기 매출이 세 배로 껑충 뛰면서 월스트리트의 전망치를 가뿐히 갈아 치웠다. 투자자들의 환호성에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수출 제재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현지 시간) 엔비디아가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6% 늘어난 181억2000만 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금융 정보 분석 업체 LSEG(옛 리퍼니티브)가 전망한 161억8000만 달러를 크게 뛰어 넘었다. 순이익은 92억4000만 달러(약 12조원)로, 전년 동기(6억8000만 달러) 대비 13배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엔비디아의 AI칩 등이 속해 있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14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9% 늘었다. 이는 금융 정보 분석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 전망치(129억7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 이상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규모 클라우드 기업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수익성이 대폭 높아진 데는 AI붐에 따라 AI칩 품귀 현상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현재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들은 2년에 가까운 대기 명단이 돌아다닐 정도다. 호주 기반의 비트코인 채굴 업체인 아이리스 에너지는 최근 1000만 달러에 H100 248개를 구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당 4만 달러 수준에 거래한 셈이다.
기존 주력 분야였던 게이밍 부문 매출도 81% 늘어난 28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환호성에 엔비디아 측은 올 4분기 전망은 어두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재무 총괄은 “2024년 4분기 매출은 일부 감소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지역의 매출 감소가 다른 지역의 매출 성장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 행정부의 수출 허가를 얻기 위해 중국과 중동 지역의 고객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재 영향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률은 높다. 엔비디아는 올 4분기 200억 달러의 매출을 전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어난 수치다.
AMD 등 경쟁 업체들이 새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당분간 월가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스리니 파주리 애널리스트는 “타 업체와의 경쟁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엔비디아는 내년에도 AI칩 부분에서 85%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이다 1% 미만 하락해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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