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지난해부터 가동하고 있는 37조 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그간 채권·단기시장 안정화를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최대 20조 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최대 10조 원)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최대 1조 8000억원) △채권시장안정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최대 5조 6000억 원) 등의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
당국의 결정에 따라 채안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은 내년 말까지 연장 운영된다. 증권사 PF-ABCP 매입프로그램은 2025년 2월 말까지 가동된다. 이외 채권시장안정 P-CBO도 내년 중 계속 운영된다.
금융 당국은 연말 종료를 앞둔 금융 규제 유연화 조치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 비율 완화(100→110%) 조치는 내년 6월까지 연장된다. 예대율 규제는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규정한 것으로 규제 비율이 완화될수록 은행의 대출 여력이 늘어난다. 여전사 원화 유동성 비율규제 완화(100→90%) 조치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다.
이외 금융투자회사들에 적용됐던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자산 내 여전채 편입 비중 축소(12→8%) 유예와 자사 보증 PF-ABCP 매입 시 순자본비율(NCR) 위험값 32% 적용 등의 조치도 내년 6월까지 이어진다. 금융위는 “금융권의 유동성과 건전성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규제 유연화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규제 비율 준수가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해 유연화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저금리, 유동성 과잉 공급 시기에 누적된 금융 리스크가 충분히 해소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향후에도 시장 안정 기조가 확고히 자리 잡을 때까지 상당 기간 강화된 모니터링과 집중적인 시장 안정 대응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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